article id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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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홈런 신기록, 해외언론에 대서특필 되다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 선수가 9경기 연속홈런이라는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많은 언론에서 보도되었듯, 미국의 메이져리그에서도 캔 그리피 주니어, 돈 매팅리, 대일 롱 이렇게 단 세 명만이 8경기 연속 홈런기록이 있을 뿐, 이대호의 9 경기 연속 홈런은 그들의 이름을 뛰어넘는 스타가 된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거포 이대호는 이승엽의 아시아 최다 홈런기록 못지 않는 대기록을 수립했고, 아울러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가 되어버렸다.
이대호의 홈런 신기록 소식은 일본 뿐 아니라 미국의 언론에도 대서특필 되었는데, 이대호의 홈런기록 못지않게 해외 언론이 이대호를 조명하는 것 또한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외국 언론에서 너무 순순히(?) 이대호의 기록을 인정하는게 아닌가? 머 기록은 기록이고, 잘 친건 잘 친거지만 말이다. 그것은 한국인 입장에서고... 한국의 사정을 잘 모르는 메이져리그 선수 및 관계자라면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일어난 사건을 그리 쉽게 신뢰하지 않을 것이 보통이다. 그것은 그네들의 드높은 자존심일 수도 있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지금도 희미하게 기억하는 것은 이승엽이 아시아 최다 홈런기록을 갈아치웠을 적에 당시 해태 타이거즈의 김성한 감독이 투수에게 홈런볼을 주라고 싸인을 보냈다는 기사가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한 사건이 있었다. 그땐 야구에 별 관심도 없었고, 그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았으니 그 사실 여부는 알 수 없겠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약소국이라는, 야구의 변방국이라는 무시와 설움을 달래기 위하여, 그리고 한국야구의 힘을 만방에 알리기 위하여 거국적인 차원에서 홈런볼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진실이 아닐 지언정 해외의 언론 혹은 메이져리그 혹은 일본리그로 부터 그러한 의심을 받을 수가 있다. 왜? 한국의 작은 리그를 신뢰할 수 없으니까.
그런데 이번 이대호의 홈런기록에는 딱히 딴지거는 사람이 없다. 왜 그럴까? 이승엽이 최다홈런 기록을 세웠을 때와는 다르게 그 이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베이징 올림픽' 등의 국제대회를 통하여 한국의 야구실력이 메이져리그 못지 않다는 사실이 증명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박찬호, 추신수 등 메이저, 마이너리그에서 한국의 선수들이 빼어난 활약을 한 것도 한국을 이해하는 토대가 되었으리라.
제리 로이스터, 한국과 미국의 신뢰의 축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진짜 이유는 이대호 선수가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의 선수라는 사실이다. 공교롭게도 말이다. 만약 이대호 선수가 SK나 삼성의 선수였더라면 미국의 시선이 조금은 달랐을 것이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국내 8개구단중 유일한 미국인 감독이다. 미국인인 그가 한국의 대기록을 위하여 꼼수를 썼을 리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는 일종의 신뢰가 형성이 된 것이다.
뿐이랴? 메이져리그에서 나름 활약을 하던 선수도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8번째 연속경기 홈런은 기아 타이거즈의 로페즈로부터 때려낸 것이다. 로페즈가 일부터 얻어맞아 줄 리도 없다.
말하자면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한국과 미국을 이어주는 신뢰의 축으로서 작용을 한 것이다. 본의 아니게 보증을 서게 된 셈인 것이다.
몇몇 롯데의 열혈 팬들은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성적에 불만을 품기도 했다. 지난 몇년간의 성적으로 4위까지 올랐지만, 그 이상 오르지 못한 책임을 묻기도 한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적과 다르게 메이져리그와 한국 프로야구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하는 것도 가치로서 판단해야 할 대목이다.
메이져리그 선수와 한국 선수들의 몸 값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것은 그만큼 선수 실력의 차이가 난다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크기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해서, 야구 전체 시장으로 볼 때에 메이져리그가 상부구조이고, 한국 프로야구가 하부구조에 있는 것이다.
박찬호가 활약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야구를 하는지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각각의 나라에서 야구를 하긴 하지만, 어쩐지 메이져리그와 한국 프로야구는 단절된, 독립된 야구 였다면, 현재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감독을 맡고 있는 제리 로이스터, 메이져리그에서 활약하는 박찬호, 추신수가 상부구조와 하부구조 사이의 신뢰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메이져리그로서도, 한국 프로야구로서도 굉장한 자산이 되었다. 이번 이대호 홈런기록을 해외 언론에서 크게 보도한 것은 그러한 신뢰의 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대호 선수가 FA 이후 메이져리그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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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전 끝에 완패?
월드컵 16강으로 가는 두 번째 산이었던 대 아르헨티나戰에서 결국 한국은 1 : 4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2 : 0 으로 완승했던, 그 기쁨과 희망을 뒤로하고, 축구강국인 아르헨티나의 벽을 실감하였다. 말 그대로 완패였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졸전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언론에서는 관용어처럼 "졸전 끝에 완패"라는 말을 쉽게쓰겠지만 말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아르헨티나戰이 그리스戰 보다 훨씬 재미있고, 수준 높은 경기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결과적으로는 스코어가 1 : 4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각종 언론에서는 그 원인을 '한국팀의 공수전환이 느렸다', '감독이 차두리를 출전시켰어야 했다', '고질적인 골 결정력 미숙' 등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서 쏟아낼 뿐이다.
물론 아르헨티나는 강팀이고, 그 개개인이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선수들로 구성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이 아르헨티나에 패배한 이유가 단지 상대적으로 기술면에서 떨어지기 때문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술이 떨어지는 부분은 조직력으로 얼마든지 보완 할 수 있다.
북한 vs 브라질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북한은 세계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전반에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브라질 선수들의 개인기로 북한 선수들을 속이고 제쳐버리려고 내내 노력하였지만, 북한의 수비 조직력이 브라질의 발재간에 쉽게 속아넘어가지 않았고, 브라질 선수들을 갑갑하고 짜증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후반에 들어 북한은 내리 세 골을 내주고 말았다. 그 이유는 북한의 수비조직력이 무너졌다는 말도 맞긴하지만, 결국 북한이 공격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공격을 시작하면 정대세한테 볼이 가는데, 정대세를 받쳐줄 선수도 없었고, 함께 공격으로 전환하는 선수도 없었다. 그러니 브라질은 정대세만 막으면 되는 것이고, 반대로 공격의 빈도가 더 높았고, 그러니 여러가지 루트로 공격을 시도하다보니까 골이 난 것이다.
북한은 1994년, 1998년의 대한민국의 수준에 있었던 것이다. 스코어가 1 : 3 이라고 해서 1 : 4 로 진 한국이 북한보다 못하다고 단순비교 할 수는 없는 법. 그렇다면 94,98년의 대한민국과 지금의 대한민국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2002년의 히딩크가 체력을 최우선으로 하여 훈련한 것도, 공격과 수비를 빠르게 전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수비만하거나, 공격만 하는 것은 그만큼 체력의 부담이 없지만, 수비에서 공격으로, 공격에서 수비로 유기적으로 전환하려면 막강한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게다가 지금은 박지성, 박주영, 이청룡과 같은 유럽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있다. 어디로 어느 타이밍에 패스를 해야지 기회가 오는지를 알고, 기회가 오면 마무리 할 실력도 갖추었다. 선수들이 조금씩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긴시간 월드컵의 문앞에서 쏟은 눈물의 결실인 것이다.
패배의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에 통한의 패배를 맛볼 수 밖에 없었다. 박주영의 자살골은 논외로 하더라도 참으로 뼈아픈 패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지긴 했어도 98년의 네덜란드에 0 : 5 패배와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 아르헨티나 공격수의 현란한 기술에 쉽게 농락당하지도 않았고, 날카롭게 공격하는 모습을 몇차례나 보여주었다.
심리전을 하지 않았다거나, 차두리를 투입하지 않았거나 하는 이유는 본질이 아니고, 진짜는 따로 있다. 바로 고지대 적응에 실패했던 것이다. 고지대에서는 공기저항이 적기 때문에 같은 힘으로 볼을 차도 더 멀리 날아간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전부터 그 점을 걱정했는데, 실제로 경기내용을 보면 결정적인 순간에 볼 트래핑, 볼 컨트롤이 안되어서 좋은 기회를 날려버리곤 했다.
꼭 그런것은 아니지만,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영리하게도 숏패스와 드리블로 공격해오는데에 반하여, 한국 선수들은 공격전환을 할 때 롱패스를 하고, 롱패스가 엉뚱한 곳으로 향하거나, 컨트롤 실수를 하거나, 도중에 차단되어 역공을 당하게 된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세 번째 골이 터지기 전까지 후반 중반까지 한국은 매섭게 몰아쳤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점차 체력의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결국 추가골을 내어준 것도 패스가 차단되어서 역공을 당하면서, 공격으로 전환하던 한국선수들이 급하게 다시 수비로 전환하면서 수비 조직력이 무너졌고, 아르헨티나의 골로 이어졌다. 그 뒤에는 사기가 꺾이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신이 나고... 만약에 후반에 한국팀이 득점을 했더라면 얘기는 달랐을 것이다. 결국 모든 원인은 하나로 통한다는 것이다. 그 하나가 축이 되어서 밸런스가 무너져버린 것이다.
또다시 고지대에서 게임을 하게 될 런지는 모르지만, 사람을 컨트롤 하지 못해서 진게 아니라, 볼을 컨트롤 하지 못해서 졌다는 것은 또다른 교훈을 줄 것이다. 고지대에 적응하지 못한 것도 실력의 일부이다. 그리고 다시 고지대에서 아르헨티나와 같은 강팀을 만난다고 해도 패배할 확률이 높다.
수준을 보자
말하고자 하는 바는 나름 수준있는 경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그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다. 만약 한국팀이 북한처럼 수비만을 고집했더라면, 오히려 졸전 끝에 대패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졸전하지 않았다. 결과가 아니라 수준을 봐야 한다는 것. 물론 아르헨티나 선수들만큼의 기술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인상적인 플레이를 했다는 얘기.
그 자체로 우리 스스로를 위로하자는 말이 아니라, 분명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는 다른 양상이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고무적으로 볼 일이다. 그것이 문제라면, 그것만 아니라면 오히려 괜찮을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 한국축구 슬 당당해지고 있다. 이젠 우리도 당당함의 가치를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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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伊산악인 "산소마스크 착용 오은선 축하못해"
산악인 오은선의 히말라야 14좌 완등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것이 내심 불편한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얼마전에 히말라아 증정 인증가 엘리자베스 홀리 라는 사람이 그의 완등에 대해서 '논란 중' 이라고 표기하더니, 이번에는 이탈리아의 산악인 한스 카머란더 라는 사람이 그녀의 14좌 완등을 축하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나는 등산이라거나 등반에 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이 왠지 꼴사납다.
오늘 접한 한스 카머랜더의 언급에 관한 기사내용는 다음과 같다.
伊산악인 "산소마스크 착용 오은선 축하못해"
[머니투데이 오예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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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주간지 슈피겔(SPIEGEL)은 이탈리아 출신 전문 산악인 한스 카머랜더(Hans Kammerlander,54)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슈피겔 온라인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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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출신 산악인 한스 카머랜더(Hans Kammerlander,54)ⓒ한스 카머랜더 공식 사이트 |
산악인 오은선(44,블랙야크) 대장의 여성 최초 히말라야 8000미터급 14좌 완등 성공 여부에 해외 산악인들은 여전히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전문 산악인 한스 카머란더(54)는 4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은선의 14좌 완등을 축하할 수 없다"며 "산소마스크 착용 등반은 진정한 등산이 아니다. 사이클 경기인 투어드프랑스(The Tour de France)에 오토바이를 타고 출전한 격"이라고 오은선을 비난했다.
이번 14좌 완등으로 오은선이 유명해질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인기는 반짝했다 사그라질 것"이라 답했다. "전문가들은 오은선이 어떻게 등정에 성공했는지 알고 있다"며 "헬리콥터를 타고 산 정상까지 날아가는 것은 스포츠 정신이 결여된 것"이라 지적했다.
산악 등반이 인기를 끄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회의적"이라며 스포츠정신을 강조하는 대답을 내놓았다. "사람들에게 스포츠맨십을 경각시켜야 한다. 오은선에 대한 비난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와 관련한 비난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제 사람들은 스포츠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면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정을 노리는 70세 일본 여성과 최연소 7대륙 최고봉 등정 완등을 노리는 13세 미국 소녀에 대해서도 "도전정신은 높이 사지만,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해야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한스 카머란더는 스스로 모든 장비, 식량 등을 메고 산소마스크나 고정 로프 없이 산에 오르는 알파인 스타일의 순수주의 등반가다.
한편 히말라야 등정 인증가 엘리자베스 홀리(87,미국) 여사도 오은선의 2009년 칸첸중가(8586m) 등정을 ‘논란 중(disputed)’으로 표기한 바 있다. 이에 오은선은 3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홀리 여사를 만나 면담했고, "축하한다"는 완등 성공 축하를 받았다. 그러나 홀리 여사는 스페인팀의 의혹이 있는 한 ‘논란 중’이라는 기록은 삭제하지 않을 계획을 밝혔다.
2. 등산은 스포츠인가?
한스 카머란더의 주장은 얼핏 그럴듯하게도 보인다. 등산은 스포츠 이고, 산소마스크 착용은 스포츠 정신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그녀의 14좌 완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말하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의 논리의 전제인, 등산은 스포츠 라는 명제가 참인가? 라고 의문을 제기하면 어떨까?
등산은 스포츠인가? 그렇게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강한 정신력으로 몸을 움직여서 목표를 달성한다는 면에서는 스포츠의 성격이 있다. 하지만, 룰의 관점으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스포츠의 가장 큰 특징은 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스포츠는 전쟁으로부터 나왔다. 스포츠는 룰을 만들어서 겨룸으로서 전쟁을 대신하는 성격이 있다. 규격의 그라운드에서, 허용된 장비나 옷을 입고, 동등한 입장에서, 정해진 룰에 따라서 힘과 기술, 체력, 정신력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레이싱은 빨리 골인하는 것이고, 격투기는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고, 구기종목은 점수를 많이 내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전쟁의 목표는 적장의 목을 따오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생존하는 것이다. 히말라야 등반은 스포츠보다는 전쟁에 더 가깝다. 그 시작이 기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전쟁에는 룰이 없다. 이기려면 뭐든 해야만 한다. "전쟁 중에 이건 반칙 아니야?" 라고 말하면 그건 정말 웃음꺼리가 될 뿐이다. 이기려면, 혹은 지지 않으려면 우물에 독을 풀건, 암살을 하건, 전염병을 일으키건, 홍수를 일으키건 뭐든 해야만 한다.
칭기스칸의 몽골 군대, 또 그 이전에 훈족의 군대에 처참하게 당했던 유럽은 동양식 전쟁에 대해서 아직도 "그건 반칙 아니야?", " 전쟁이라면, 갑옷 입고, 벌판에서 싸워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혹은 지금까지도) 서양의 영화에 등장하는 칭기스칸의 군대는 비겁하고, 비열하기 짝이 없는 족속이었다. 한스 카머란더의 주장에는 칭기스칸의 군대를 바라보는 서양의 시각이 녹아있다.
등반에는 룰이 없다. 산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인간은 그런 산에 계속 대응해야만 한다. 같은 코스로 오를 수도 없고, 같은 장비로 오를 수도 없다. 룰이 없으므로 등반은 스포츠가 아니다. 한스 카머란더가 스포츠 정신을 운운하는 것은, 내가 하는 것이 룰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 없다. 방한복도 아이젠도 없이 히말라야에 올라보라지...
3. 룰은 진보한다.
한스 카머란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기득권 세력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뭐? 정치를 하겠다고? 정치를 하려면, 서울대 정외과 나와서, 유학가서 석, 박사 학위 따와야지."
그렇게 말 한마디라도 하려고 하면, 입을 막아버린다. 그들 세력 안에서의 논리를 강조한다. 학벌이 있어야 하고, 인맥이 있어야하고, 자격증이 있어야 하고... 어려서부터 아이들을 학원에 시달리게 하는 그 이유가 어떻게든 그 세력에 발 한 쪽이라고 걸치게 하려고 하는 것 아니겠나?
태초에 스포츠가 없는데, 스포츠 정신을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것은 등반의 논리가 아니라, 그들 세력의 논리인 것이다. 어딜가나 이런 사람은 있다. 조직이 와해될 수록 순혈주의자가 난무하는 법이다. 하나마나한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여성 최초의 14좌 완등이 한국의 오은선이 아니라, 유럽의 어느 등반가였다더라도 이와 같은 반응이었을까?
아무튼 이런 한스같은 새퀴 때문에, 산소 마스크 없이 등반하다가 산소부족으로 동태가 되는 불쌍사가 없길 바란다. 역사속에서 이런식의 순혈주의, 계급주의, 룰을 강조하는 세력은 늘 개박살 났다. 역사가 진보하는 것처럼, 룰도 계속 진보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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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팀 아이콘
2010년 4월 28일 현재 한국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한지 한 달여 지난 가운데, 시즌 초반 독주하는 팀은 SK 와이번스다. 야신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는 현재 11연승 중이고, 6명의 선발투수(5선발 체제) 중 4명이(김광현, 송은범, 카도쿠라, 글로버) 8개 구단 투수순위 중 10위 안에 들어있고, 마무리 투수인 이승호는 전 구단을 상대로 세이브를 거두었다. 현재 선발투수 1위도 SK 김광현이고(3승, 방어율 0.38), 세이브 1위도 SK 이승호고(10세이브, 방어율 1.59), 타자순위 1위도 SK 박정권(타율 0.388) 이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라 기록으로서는 큰 의미가 없고, 초반의 상승세가 나중에 얼마든지 뒤집어 질 수 있다.
2009시즌의 우승은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기아 타이거즈.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기아의 나지완이 역전 끝내기 솔로홈런으로 감동적인 우승을 일구어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우승은 기아가 했는데, 왠지 SK가 강팀의 이미지가 남아있다. 현재 성적이 기아가 좋지 못하고, SK가 11연승 중인 탓도 있겠지만, 비단 그 뿐만은 아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한국과 일본의 프로야구 우승팀끼리 맞붙은 한, 일 클럽 챔피언쉽(기아 타이거즈 vs 요미우리 자이언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경기에 앞서 발행된 일본 프로야구 전문기자인 키무라의 <야큐 리포트>를 보면, 한, 일 클럽 챔피언쉽은 일본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며, 관심도도 낮았다고 한다. 게임의 성격과 일본 야구협회의 구조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그는 게임을 앞두고 다음과 같은 아쉬움의 말을 남겼다.
반면 한국에서 전해져 오는 KIA에 관한 정보는 씁쓸한 이야기들뿐입니다. 대회가 끝난 후 일부 주전선수들은 벳부 온천에서 훈련 겸 휴식을 취한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온천에 가는 김에 대회에 출전하는 건가요? 그렇지 않으면 대회에 출전하는 김에 온천에 들르는 것일까요? 로페즈, 구톰슨, 윤석민, 이용규가 빠진 팀에게 많은 걸 바라면 안 되겠지만 ‘이럴 거였으면 차라리 SK가 나오는 게 더 재미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경기만큼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야큐 리포트 2009.11.13 <한일클럽챔피언십, 아무도 모르는 국제대회?>에서 발췌
실제로 그 날 경기는 맥빠진 게임이 되어버렸다. 9 : 4 스코어로 요미우리가 승리하기도 하였지만, 키무라가 언급한 것처럼 로페즈, 구톰슨, 윤석민이 빠져서 그런지 단지 친선경기의 의미 이상은 없었다.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나 베이징 올림픽, 한국시리즈에서의 스릴있고 다이나믹한 게임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2010년 1월 21일에는 일본 데이터 야구의 창시자인 노무라 가쓰야(75) 전 라쿠텐 감독과 김성근(68) 감독의 특별 대담도 있었다. 대담이 기획된 데에는 노무라 전 감독이나, 김성근 감독이나 야구에 앞서서 데이터의 활용도가 가장 많은 감독이라는 공통점도 있고, 김성근 감독이 재일교포 출신이라 일본어로 직접 대화가 가능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앞선 키무라의 언급이나 노무라-김성근의 대담을 보면, 일본에서도 SK를 한국야구의 최고봉으로 인지하는 것 만은 사실인 것 같다. 해태-기아 타이거즈가 80~90년대의 강팀 아이콘이라면, SK와이번즈는 현재의 강팀 아이콘으로 떠오른 것이다.
2. SK 왜 강한가?
김성근 감독은 현재 8개구단 감독중에 최고령자이다. 한때, OB 베어스의 감독이었으며,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쌍방울 레이더스, LG트윈스의 감독이었다. 그러나 오랜 감독생활 중에서 우승은 SK와이번스의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에서야 일궈낸 것이었다. 어째서 이렇게 뒤늦게야 빛을 본 것일까?
그의 에세이 <꼴치에서 일등으로> 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는것처럼, 원래 그는 하위권 팀을 조련하여 중,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데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였다. 구단으로부터 방출되고, 인정받지 못하는 신인 선수를 팀의 주축이 될 수 있도록 담금질했던 것이다. 하지만 B급 재원을 가지고 사비 털어가며 훈련을 시켜도 우승은 할 수 없었다.
지금의 SK의 전력은 단지 김성근 한 사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솔직히 김성근은 운이 좋은 사람이다. 8개 구단중에 감독의 요구를 90% 들어주는 프론트는 SK 밖에 없다고 한다.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무명의 선수까지도 부상치료를 위해 일본의 병원으로 보내달라고 하면, 프론트에서 군소리 없이 수용한다고 하니까 말이다.
일단 김성근이 감독을 맡았던 팀 중에 김성근의 스타일을 존중해주고, 지원해주는 팀은 SK가 최초가 아닌가 싶다. 보통 스폰서를 하는 기업은 구단을 제품이나 기업홍보의 목적으로 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량을 투자해서 결과를 보길 원하는 생리 때문이다. 이전의 김성근 감독의 퇴진의 이유가 대부분 구단주와의 마찰에서 비롯된 것을 생각하면, SK는 김성근에게 감독으로서 엄청난 자유와 재량권을 준 셈이 된 것이다.
SK의 야구가 강한 또 한가지 이유는 선수층이 두껍다는 것이다. 2군과 1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실력을 끌어올려서, 시즌중에 주요선수가 부상을 당하더라도, 그를 대신할 수 있는 백업 선수들이 많다. 게다가 학교로 치자면, 나머지 공부와 같은 개념의 '특타'라고 하는 강도높은 타격훈련을 시즌중에도 끊임없이 실시하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는 얘기다. 전쟁에서 좋은 지휘관은 뛰어난 몇 명에게 의존하지 않는게 맞다. 하지만 그렇게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 된 만큼 스타일리스트가 사라진 부분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프로 스포츠에는, 팬들은 '스타'가 필요로 하는데, 김성근의 야구에는 이승엽과 같은 대형 홈런타자가 없다는 단점도 있다.
프론트의 무한지원이나 훈련으로 선수층을 두껍게 하는 것은 다른 팀에서도 작정하면 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SK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외국인 선수와의 싱크로율을 높이는 것이다. 타 구단에 비해 SK에는 선수 뿐만 아니라, 코치진에도 일본인이 유독 많은 편이다. 김성근 감독이 재일교포 출신이라는 것이 한때, 그를 일본식 야구라고 비난하는 꺼리가 되기도 하였지만, 외국인 선수영입이 일반화 된 현재에는 오히려 일본인 코치, 선수와 직접 소통이 가능해진 것이 장점으로 작용하였다. 김성근이 일본을 잘 안다면,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팀의 불펜코치로 2005년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한 이만수 수석코치는 미국인 선수와 소통의 폭을 넓힐 수 있다. 팀 내 통역이 있겠지만, 지도자가 통역을 거쳐서 소통하는 것과 직접 소통하는 것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언어의 소통 뿐만 아니라 정서의 이해를 말하는 것 임.)
3. 야구의 구조
야구는 선수들이 하지만, 사실 크게 놓고 보면, 야구는 선수만 하는 것이 아니다. 최초에 FAN이 있기 때문에, 기업은 FAN을 바라보고 야구에 투자를 하고, 자본이 모여서 프로야구가 생기고, 프로야구협회가 생긴다. 그리고 룰에 따라서 선수들은 게임을 하고, 멋진 경기는 흥행으로 이어진다. 여기에서 FAN하고 흥행하고 무슨 차이가 있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FAN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흥행은 그런 사람들과 잇슈와 자본과 파급효과를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다.
구단주가 하는 일은 감독, 코치, 선수들과 계약하고, 야구 인프라를 지원하고, 투자한 만큼 최대한의 홍보효과를 내도록 고민하는 것이 일이고, 협회와 심판은 흥미로운 게임이 되도록 시즌마다 룰을 개정하고, 심판으로 하여금 룰을 운용하도록 하는 것이 일이다. 올해 생겨난 12초 룰이나, 스트라이크 존의 확대 같은 것 말이다. 감독이 고민하는 부분은 선수의 육성과 부상에서 부터 그날 게임의 전략까지 총 지휘를 하는 것이다.
김성근의 야구라는 것은 현재 갖추어진 재원 안에서 최대한 밀도를 높이는 것이고, 이전에는 우승을 못했는데, 요 몇 년간 우승을 하는 것은 한국 야구가 80~90년대보다 재원의 폭이 넓어진 데에 기인한다. IMF 이후 한국의 대기업은 내수위주에서 수출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획득하면서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 자체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고, 그것이 좀 더 과감하고 장기적인 투자로 이어지게 되었고, KBO는 외국인 코치나 선수를 영입할 수 있도록 룰을 개정하였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코치, 선수의 재원이 넓어지고, 외부 투자가 안정화 되니까, 운영과 효율의 문제에서 최적화 되어있는 팀이 전력이 우위를 점하게 된 것이다.
4. 관리야구와 자율야구
제목이 'SK, 한국 프로야구의 최대한' 이라고 했는데, 좋게 본다면 현재 SK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강팀이라는 얘기라고 볼 수 있지만, 나쁘게 본다면 현재의 SK가 작은 땅덩이의 한국 프로야구로서의 한계이기도 하다는 얘기다. 삼성이 한국의 경제 시스템으로 성공할 수 있는 최대한이고,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얻은 메달수가 남한으로서의 최대한 인 것 처럼...
다음은 구조론연구소의 김동렬 소장의 글 중 야구와 관련 된 일부분이다.
가르치기와 안가르치기. 야구로 치면 김성근 감독의 관리야구와 이광환 감독의 자율야구다. 어느 쪽이 나은가? 김성근의 SK가 지금 1위를 하고 있으니 패서라도 가르치는게 성적은 낫다. 왜냐하면 원초적인 기량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기량이 안 되는 애들은 일단 가르쳐야 뭐라도 반응이 나온다. 기량이 되는 애들은 내버려두어도 연봉만 넉넉히 주면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
결국 관리야구란 애초에 기량이 안 되는 B급 자원을 데려다놓고 연봉을 짜게 주려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거고, 자율야구란 원초적으로 기량이 되는 A급 자원을 데려다가 연봉을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왕창 주니까 되는 거고. 본질은 기량과 연봉의 함수관계 하나라는 말씀.
공격은 가장 뛰어난 천재 1인이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수비는 어리버리한 구멍 하나가 혼자서 팀을 망가뜨린다. 그러므로 수비가 약한 팀은 공격전술을 구사하여 수비쪽으로 공이 넘어오지 않게 해야 한다. 그라운드 절반만 쓰고 상대방 팀이 중앙선을 넘어오지도 못하게 압박하는 것이다. 문제는 국영수 같은 암기과목은 수비전술이 먹히고 예술과 같은 창의과목은 공격전술이 먹힌다는데 있다.
그리고 어떤 과목이든 상위 10프로 안으로 들어가면 창의가 먹힌다. 수비적인 교육으로는 꼴등을 중간까지 끌어올릴 뿐, 중상위권을 정상으로 끌어올릴 수 없다. 이는 수비축구가 득점을 못해서 16강은 가도 4강은 못 드는 이치와 같다. 기아나 넥센처럼 수비는 좀 되는데 점수를 못내서 지는 거. 롯데처럼 공수밸런스가 안 맞아서 공격이 될 때는 수비가 엉망. 수비가 될 때는 공격이 침묵. 그러다가 우연히 밸런스가 맞으면 연승도 하고.
창의적인 교육과 암기위주 교육이 있다. 창의적인 교육은 가장 뛰어난 1인이 전체에 파급효과를 주어서 덩달아 잘하게 되는 거다. 그러므로 창의적인 교육을 하려면 인성을 닦고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 아이디어는 결국 동료의 머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구조론 연구소 <우리는 가르치지 않는다> 발췌
한국 프로야구 8개 구단 중 안정되고, 수준 높은 수비전력을 갖춘 팀은 두산과 SK 정도다. 실책이 적고, 안정된 수비로 일단 대량실점은 피하고, 공격이 되는 날은 쉽게 이기고, 공격이 안되는 날은 작은 점수차로 아깝게 진다. 선수비, 후공격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스프링 캠프부터 입안에 단내 나도록 반복훈련을 한다.
반대로 롯데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8개 구단중 가장 자율적인 야구를 하는 팀이지만, 우승을 노릴 만큼의 전력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종종 팀의 부진의 이유가 그런 자율성에 있는게 아니냐는 화살을 맞기도 한다.
김성근의 관리야구와 로이스터의 자율야구. 메이저리그라면 로이스터의 방식이 당연한 것인데, 한국에는 잘 안통한다. 반대로 SK가 메이저리그의 한 팀이 된다면? 지금의 방식으로는 성공하기가 힘들 것이다. 과거 8,90년대 해태타이거즈의 우승은 줄빠따 맞아가면서 악으로 깡으로 이뤄낸 것이고, 현재 SK의 강세는 손바닥이 찢어지도록 특타하면서 이뤄낸 것이다. SK가 한국이라는 닫힌 환경에 최적화 되었을 뿐이다.
결국 로이스터가 고군분투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스폰서는 거액의 연봉으로 A급 재원을 데려올 수준이 못 되기 때문이고, 스폰서가 투자하는데에 한계가 있는 것은 야구의 시장 자체가 작기 때문이다. FA제도는 일정기간 팀에서 활약한 선수의 당연한 권리임에도 FA를 신청하는 순간 팀으로부터 배신자 취급을 당하고, 구단주는 보상금 문제로 선수들의 이적을 발목잡게 된다. 잘못된 제도임에도 KBO는 손을 대질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자율야구를 하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버린다. 그러니 쥐어짜는 김성근식 야구는 구조의 문제가 낳은 방법론 인 것이다. (수 십 년 야구감독 하면서 이것저것 안 해본게 있겠는가?) 때문에 김성근식 야구를 탓할 수가 없다. 이미 상부구조에서 선택의 폭이 정해졌을 뿐.
5. 빅 리그, 빅 마켓
확실히 현재 SK는 한국 프로야구의 최적화 된 성공모델을 제시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야구는 더 진보해야만 한다. 팬들은 더 재미있는 게임을 원하고, 더 화려한 스타를 원한다. 인터뷰 할 때, 감독 챙기고, 선배 눈치보는 스타는 재미가 없다. 프로 스포츠는 선수의 연봉이 게임의 판을 키운다. 판돈이 있어야 거하게 베팅을 한다.
구단이 연봉을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줄 수 없는 이유는 결국 한국 프로야구의 시장이 작기 때문. 사장의 탓이지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메이저리그 선수에 훨씬 못미쳐서가 아니다. 단기전에서 한국, 일본이 미국, 쿠바를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는 것을 WBC와 올림픽에서 충분히 보여주었다. 장기 레이스라면 재원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된다.
시장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아시아 국가들간의 클럽 챔피언쉽 시리즈로 시작하여, 점차 빅리그를 창설하는 단계까지 가야한다. 각 팀들이 한국, 일본, 대만, 중국을 비행기로 오가며 게임을 치르고, 게임이 각 나라의 방송으로 중계되면, 스폰서는 글로벌 규모의 광고효과 때문에라도, 투자를 확대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야구는 입력되는 에너지에 따라서 결정된다.
결국 동아시아의 빅리그와 미국의 메이저리그의 우승팀이 실력을 겨루는 진정한 월드시리즈까지 가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면 야구는 도태되고 말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은 하루 12시간 공부하는데, 핀란드 학생은 하루 4시간 공부하고도 학업성취도가 높다면, 지금의 쥐어 짜내기식 교육이 비효율적인 것이다. 하루 12시간 공부하는 아이가 하루 12시간 반복 훈련하는 야구선수를 보며 어떤 삶의 희망을 얻을 수 있을까? 예술이든 스포츠든 그것이 우리의 삶을 자유롭게 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사회가 진보 될 수록 개인의 자유도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가게 되어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초반 SK 가 좋은 성적을 내서 기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젠 야구 전체가 한 걸음 더 나아가야만 한다.
( * 필자는 야구로 밥벌이 하는 사람이 아니며, SK와이번스의 fan 임을 밝혀둡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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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상훈 LG에 달걀을 던지다
야구 팬이라면, 지난 4월 5일부터 연속해서 터져나온 이상훈(전 LG트윈스 투수)과 LG트윈스간의 마찰에 관한 기사를 보았을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이상훈은 LG트윈스 홈페이지를 통하여 LG트윈스 구단에 관한 실망감을 토로하였고, 그것을 접한 팬들은 분노하고, 언론은 그것을 이상훈의 '폭로'라고 하였다.
언론에 따르면, 이상훈은 게시판에 이러한 내용을 썼다고 한다.
지난해 LG트윈스가 부진에 허덕이던 7월경, 구단으로부터 만남 요청이 들어왔으며 그 자리에서 복귀 의사를 타진 받았던 당시를 설명하고, "이영환 단장이 'LG'가 왜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내가 언제 짤릴지 모르지만 성적을 떠나 이상훈이라는 사람을 다시 끌어들여 LG다운 팀을 만들고 싶다. 도와달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LG 단장의 말을 듣고, 이상훈은 야구 복귀를 결심, 밴드활동 등 모든 개인사를 중단했지만 LG트윈스 측은 이후 전혀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고 딴소리를 하는 등 뒷통수를 맞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이다.
LG트윈스는 곧바로 수습을 하려고 하였고, 이상훈과의 앙금을 풀기위한 자리였는데,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혹여 상처받았다면 사과한다는 뜻의 글을 남겼고, 이어 이상훈은 그 만남은 앙금을 풀기위한 대화는 없었으며, 지도자로 복귀를 타진하는 내용의 대화가 오갔고, LG는 그런식으로 본질을 왜곡하지 말라고 하였다.
이후의 몇 개의 뉴스가 더 있긴 하지만,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문제는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폭로'라고 해야할런지는 모르겠다. 폭로라고 하는 것은 내부적인, 혹은 개인간의 일을 공공의 영역에 공개한다는 뜻인데, 이상훈 개인의 일로 치부하면 '폭로'가 될 것이고, 구단의 일로 보자면 '폭로'가 아닐 거시라고 본다. LG측에서는 비공식적인, 개인간의 접촉일 뿐이고, 이상훈은 LG라는 거대한 조직의 공식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하면서 문제가 시작하였다.
2. LG 트윈스의 위기
지난 몇 년간 LG트윈스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LG 박종훈 감독은 봉중근에게 "에이스로서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며 2군행을 통보했는데, 봉중근의 아내 4월 4일 저녁 봉중근의 미니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이를 반박하는 일이 있었다.
작년에는 LG의 선발투수 심수창과 주전포수 조인성이 경기중에 마운드에서 감정싸움을 하는 장면을 연출했고, 또 그 전에는 전 감독이었던 김성근 감독이 하위권의 팀을 2위까지 올려놓았지만 우승을 못했다는 이유로 경질되었다. 일련의 사건을 보았을 때, 그 원인에 선수 개인의 문제도 있고, 코칭스태프의 문제도 있고, 감독의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연속되는 LG의 문제는 LG구단의 프론트 그 자체에 있다. 더 큰 문제는 그 사실을 정작 그들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LG에서 짤린 김성근 감독이 SK에 가서는 팀을 우승시켰다면 그것은 감독의 문제인가? 프론트의 문제인가? 김성근 감독이 인터뷰에서 자주 언급하는 것이 SK구단에서는 그가 요청하는 것을 많은 부분 수용해주고 지원해준다는 것이다.
지원의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필자가 바라보는 LG의 프론트는 그 역할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프론트는 팀을 지원해야하고, 관리는 감독이한다. 프론트가 목소리가 높으면, 감독의 역할이 줄어들게 된다. 대기업이 스포츠단을 운영하는 이유는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하여 홍보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함이지만, 그것은 팀을 만드는 이유가 될 뿐이지, 팀 자체를 마케팅 하려고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팀을 만들어야 그것으로 마케팅이 가능한데, 마케팅 마인드가 팀의 구성을 되려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마케팅 마인드라는 것은 조인성, 심수창 사건처럼 문제가 발생 하였을 때의 감독이 수습할 기회를 주지 않고, 프론트에서 이미지 타격을 걱정하여 일방적으로 2군 강등을 시킨 사례에서 볼 수가 있다. 긴 시간 신뢰를 할 수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식으로라면 감독이 바보 된다는 거. LG 문제의 본질이다.
3. 무릎팍도사 이만수 편
이번 이상훈의 폭로를 보면 곧바로 떠오르는 장면이 MBC <무릎팍 도사> '이만수' 편이었다.
내용은 이렇다. 삼성의 아이콘인 헐크 이만수 선수를 삼성은 연수다녀오라고 하고 200만원 쥐어주며 은퇴시켜버렸다.
그는 분노와 수치힘에 도망치듯 미국으로 향하고, 매일 햄버와 피자로 끼니를 때우며, 몇 년간의 고생 끝에 코치로서 성공하여, 결국 메이저리그 불펜 코치가 되었다.
그러자 2003년 삼성으로부터 삼성의 코치직을 공식제안했고, 이만수는 소속팀인 시카고 화이트 삭스에 사표를 제출하고, 미국의 집을 정리하고,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삼성으로부터 그간의 모든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 한다는 통보를 받게 되었고, 이만수는 졸지에 오갈곳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시카고 화이트 삭스에는 이미 사표를 제출하였고, 그렇다고 한국에 돌아갈 기반도 없는 상태였다.
운이 좋았는지, 기적적으로 이만수의 사정을 시카고 화이트 삭스 팀에서 알게 되어, 다른 코치들의 동의로 그가 다시 팀에 복귀하게 되었고,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2005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면서, 이만수는 팀의 A급 공신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 후 SK와이번스에서 이만수를 수석코치로 영입하는데 성공하여, LG에서 내친 김성근 감독과 삼성에서 내친 이만수 수석코치를 중심으로 2007, 2008 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이상훈과 이만수의 공통점은 둘 다 팀의 아이콘이었다는 점과 그 팀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는 점이다. 이만수는 지금까지도 삼성이 왜 일방적으로 코치계약을 파기했는지 이유를 모른다고 했다.
이만수의 말처럼, 결국 선수를 영입하건, 코치를 영입하건 결정권은 구단에 있다. 때문에 아쉬운 쪽은 선수, 코치, 감독이다. 계약관계에서 구단은 늘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3. 조직은 개인을 희생시킨다
이상훈이나 이만수나 야구라는 스포츠를 떠나 관통하는 하나의 본질은 조직과 개인의 대립이라는 것이다. 군대와 병사의 관계이고, 회사와 사원의 관계이다.
구단이 계약해야지 선수가 뛸 수 있는 것이지만, 팬이 있어야지 구단이 존재하는 것이다. 팬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싶어 한다.
개인과 조직간의 문제가 생기면, 조직에서 말하는 것이 '법' 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므로, 혹은 돈으로 보상하겠다. 이상훈과 이만수의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이상훈과 LG와의 접촉에서 공식적인 문서가 오갔나? 비공식적인 접촉을 왜 공개된 곳에서 발설하는가? 한 번의 접촉으로 사업을 정리한 것은 이상훈의 독단적인 판단인데 거기에 왜 LG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라고 구단에서는 생각할지도 모른다.
미국에 있는 이만수를 공식 계약까지 해놓고 일방적으로 파기한 삼성 입장에서도, 파기한 만큼 돈으로 보상했으면 됐지 않느냐? 라고 할 런지도 모른다. (물론 계약파기에 따른 보상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하지만 구단이 선수와 감독과 코치와 계약을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라는 것이다. 팬이 구단과 계약을 맺어서 구단과 선수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뭔가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만수의 홈런이, 또 언젠가 이상훈의 삼진이 팬을 열광하게 만들었고, 그것에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다.
구단은 팬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바라면서, 구단은 선수에게 신뢰를 주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돈이, 연봉이 일정부분 신뢰를 대신하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돈이 다는 아니라는 것이다.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은 책임의 의무가 있다는 것도 포함한다. 때문에 권한이 있는 사람은 신중해야 한다.
LG구단의 단장이 이상훈을 접촉하고, 이상훈을 코치로 영입할 의사를 내 비친것이 법적으로나, 절차상으로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책임있는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단장은 한 개인이 아니라 조직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LG구단 단장과 이상훈의 만남은 이상훈 입장에서 LG라는 조직을 보고 만난 것이지, 단장 개인의 얼굴을 보고 만난 것은 아니니까.
개인과 조직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피해를 보는 쪽은 늘 개인이다. 이상훈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하지 않았던가? 조직은 필연적을 개인을 희생시킨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계속하여 발생한다. 전쟁과 경쟁에는 희생자가 따르는 것은 맞지만, 얼마나 조직이 개인을 보호해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쉽게 버림받기 위하여 목숨걸고 싸울 병사는 없다.
4. 야생마 이상훈을 보고싶다.
어차피 여기까지 왔으니, 이상훈과 LG구단의 감정의 골이 깊어져서, 설혹 LG측이 다시 이상훈을 영입할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고, 더이상 관계를 회복하기 힘든상황이다. LG는 어쩌란 말인가? 어쩔 수가 없다. 그냥 욕을 먹는 수 밖에... LG가 뭘 어찌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하지만 그건 그쪽 구단 사정이고, 팬들이 이상훈을 영원히 잃는 다는 것은 분명히 손해다. 그가 사업도 접고, 밴드도 접고, 돈도 없어서 빈둥대는 것을 바라본다는 결론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이상훈이 누구인가? 그의 전설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져있다. 고려대학교 재학시절 14타자 연속 삼진 기록에, 94년 팀의 우승의 주역이었고, 95년 선발 20승, 습관성 어깨탈골과 손가락 혈액장애로 투구 이닝이 줄어들었을 때에도, 마무리로 전향해 97년 37세이브 103 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일본의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이종범, 선동렬과 함께 팀의 우승에 일조하였고, 주니치 측의 재계약 요구에도 불구하고, 꿈을 쫓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였다. 마이너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마운드에 올랐지만, 오래 활약하지 못하고 팀으로부터 방출 되었고, 2002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김재현과 함께 LG를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하지만 LG는 그런 이상훈을 SK로 트레이드 시켜버렸고, 2004년 성적이 떨어지자 이상훈은 돌연 은퇴선언을 하였다. 이유는 더이상 혼이 실린 공을 던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저 가만히 벤치에 앉아있기만 해도 받을 수 있는 연봉을 포기하고, 야구계를 떠났다.
팬들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의 기록과 실력도 있겠지만, 돈에 길들여지지 않는 자기 원칙이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일관되게 꿈을 쫓아 가는 그의 궤적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국내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까지 모두 경험한 선수나 지도자가 흔하던가? (한화의 구대성 선수도 있다)
물론 그의 인생은 그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옳지만, 그가 아직 마음속에 야구에 열정이 식지 않았고, 그만큼의 경력과 경험이 있는데, 야구의 지도자가 아닌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사라져간다는 것은 한국 프로야구계와 팬에게 슬픈일이다.
필자는 꼭 LG가 아니더라도 몸을 담았던 SK를 비롯한 다른 구단에서 그가 프로야구 지도자로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란다. 그것이 해결방법이다. 야구를 위해 사업과 밴드를 접었던 시간적, 금전적인 손실을 최소화 하고, 한국 프로야구로서는 그의 경험과 기술로 야구발전에 기여하게 하고, 팬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스포츠 스타를 다시 만날 수 있다. 모두가 승리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미 이만수라는 성공사례가 있지 않은가?
LG 트윈스는 비단 LG라는 기업의 부속품이 아니고, 이상훈은 단지 한 명의 사람이 아닌 것이다. 누가 누구에게 얼만큼의 감동을, 신뢰를 줄 수 있는가? 그것이 팬들을 한 곳에 모이게 하고, 소리높여 영광하게 하는 것이다. 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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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림픽은 전쟁이다.
2010년 2월 28일을 끝으로 16일간의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여섯 개의 금메달과 여섯 개의 은메달과 두 개의 동메달을 얻어, 합계 열 네 개의 메달로 종합 7위에 랭크되었고, 이 성적은 우리나라의 동계스포츠 사상 최고의 성적으로 기록 되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운영상의 문제와 우리나라에서 SBS독점 중계라는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좋은 성적을 냈고, 그로인하여 국민은 기쁨을 얻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혹자는 "종합순위 5위인데 왜 7위라고 하는 거야?" 라고 말할런지 모르지만, 한국은 관성적으로 금메달 위주로 랭킹을 매겨왔다. 외국의 경우에는 메달숫자나 매달색깔별로 점수화 하여 종합순위를 계산한기도 하는데, 각 나라별로 메달집계를 하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매달의 색 보다는 전체 매달의 수로 순위를 매기는 것이 옳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것은 올림픽이 전쟁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종목은 하나의 전투이고, 각 나라가 획득한 메달의 총계가 전쟁인 것이다. 한 두번의 전투를 이긴다고 해서 전쟁을 이기는 것은 아니다. 동계올림픽 종목을 크게 스케이트, 썰매, 스키 종목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것을 전쟁에서의 육군, 해군, 공군으로 가정한다면, 단순히 육군이 강하다고 전체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아닌 것이다. 빙상종목만 잘한다고, 세계최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투가 아닌 전쟁을 봐야하고, 금메달이 아닌 모든 메달의 합을 봐야한다.
그렇다. 모든 스포츠는 전쟁을 대신한다. 올림픽이 세계인의 축제와 화합의 장이라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순진한 생각이다. 그래서 참가의 의미를 둔다고 룰루랄라 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전쟁이고, 또한 각 나라의 국력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국력은 무엇일까? 중국처럼 인구가 많은 것도 국력이고, 러시아처럼 땅이 넓은 것도 국력이다. 돈이 많은 것도 국력이고, 산이 많은 것도 국력이고, 자원이 많아도 국력이다.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 전 세계의 200개 안팎의 나라가 있는데, 그 중에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나라는 불과 20개 남짓한 나라 뿐이라는 것이다. 동계올림픽은 하계올림픽과 완전히 다른 의미인 것이다. 물리적으로 위도가 30도보다 낮으면 동계스포츠를 경험하기가 힘들다. 또 하계올림픽에 비하여 인프라가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고, 메달을 다투는 국가는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동계올림픽에서는 맨발의 아베베가 나올 수 없는 것이다.
한국에서 많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금메달 위주의 종합순위 집계를 하는 이유는 시야가 좁기 때문이다. 전투만 생각하고 전쟁은 보지 못하는 것이다. 어차피 안되는 스키나 썰매 종목은 포기하고, 어떻게든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따면 만족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 한국의 금메달은 모두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이번 벤쿠버 올림픽에서의 최대 수확은 쇼트트랙이 아닌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에서 메달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가능성이 열린것이며, 동계스포츠의 저변을 넓힌다는 것이다. 그것은 세계대전에서의 대한민국의 전장이 넓어졌음을 뜻한다. 요는 우리의 눈높이를 높여야 한다는 거다.
2. 서양의 직선, 동양의 곡선
까놓고 말하자면, 동계올림픽은 세계인이 함께하는 대회가 아니다. 대회기간 내내 나는 경기에 참가한 흑인이라고는 미국의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인 '데이비드' 밖에는 본 적이 없다. 백인을 위한, 백인에 의한 대회인 동계올림픽이고, 한국은 그들의 틈바구니에서 예상외의 선전을 하였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한국이 메달을 획득한 종목에서는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 역시 좋은 성적을 얻었다는 것이다. 중국은 피겨스케이팅(페어)에서 금메달을 얻었고, 일본은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 등의 선수가 김연아와 메달을 다투었다. 쇼트트랙도, 스피드 스케이팅도 동아시아 선수들과 경쟁하였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의 사상 첫 금메달이 쇼트트랙에서 나온 것도,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이 나온 것도 거시적으로 보면 필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초의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시작했다는 설이 있는 것처럼, 모든 인류의 시작은 흑인으로부터다. 인류의 이동에 따라서 또 환경에 따라서 인간은 변화를 거듭하여왔다. 흑인과 백인은 피부색은 정반대지만, 골격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는 편이다. 반면에 동양인은 백인, 흑인과 골격구조가 많이 다르다. 서양사람과 키가 같더라도 무릎이나 팔꿈치 같은 뼈마디의 길이가 완전히 다르다.
이렇게 완전히 다른 골격구조 때문에, 서양인들은 직선운동에 적합하고, 동양인들은 곡선운동에 적합한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고, 때문에 아시아 국가와 유럽, 북미 국가들이 같은 조건일 경우에 아시아 국가에서 쇼트트랙과 같은 곡선운동에서 필연적으로 좋은 성적이 나오게 되어있다.
미국의 피겨스케이팅 선수 미쉘 콴과 크리스티 야카구치도 동양인이다. 아시아 국가들이 동계스포츠를 위한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서 성적이 저조했지만, 동양인의 신체는 회전운동에 탁월한 것을 그들도 알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활약은 동양인도 수준 이상의 인프라만 갖춰지면 충분히 서양인과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예컨데, 피겨스케이팅의 경우엔 서양인의 체구만 봐도, 왠지 무거워보여서 김연아 선수처럼 빠르고 높게 점프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벤쿠버 올림픽에서는 예상을 깨고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세 개의 금메달이 나왔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하계올림픽에서의 육상종목에 비교할 수 있는데, 차이가 있다면 육상 100m 에는 곡선주로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에 스피드 스케이팅에 곡선주로가 없이 직선으로 그 기록을 경쟁하는 스포츠였다면, 동양인이 더 메달을 얻기가 힘들지 않았을까?
빙판위에서 속도를 다투는 기록경기는 얼마나 힘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가에 달려있는데,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선전은 동양인의 신체구조에서의 최대효율의 해답을 제시한 일대 사건이 아닌가 싶다. 서양이 만든 룰을 동양의 유연성으로 그 최고가 된다는 것. 그들은 상상하지 못한 장면일 것이다.
동계올림픽에 많은 종목이 있겠지만, 크게 나누면 스케이트 종목, 썰매 종목, 스키 종목이 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스케이트는 곡선이 많고, 썰매와 스키는 직선이 많다. 극동 아시아 국가에서 스케이트 종목에서의 메달이 그저 우연이 아니라, 경제성장에 따른 인프라가 생겨나고, 수 천 수 만 년에 걸쳐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골격구조에 기인한 필연인 것이다. 이것은 앞으로 서양 문명과 동양 문명의 스포츠에서의 전쟁이 가속화 되는 것을 의미한다.
3. 김연아는 천재형인가? 노력형인가?
이번 올림픽 내내 가장 큰 이슈는 "과연 김연아가 금메달을 쟁취할 것인가?" 였다. 불과 몇 년 사이에 피겨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 '김연아' 라는 선수가 나타났고, 어린나이에 너무도 화려한 기록을 남기면서 국민적인 영웅이 되고, 피겨 스케이팅은 한국에서 인기 스포츠가 되어버렸다.
그도 그럴것이,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나선 모든 피겨 스케이팅 대회에서 단 한번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으니, 전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의 연기와 기술에 매료되고, 찬사를 보내지만, 또 한편으로는 한국의 대기업들이 그녀를 자사의 이미지에 활용하는 것들이 그리 탐탁치는 않았다. (동계올림픽 광고에는 거의 다 김연아가 나왔다.)
온 국민의 기대에 화답하듯 그녀는 당차고, 아름답고, 요염하고, 대담한 연기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 피겨스케이팅의 역사의 한 획을 그으며, 말 그대로 퀸(Queen)이 되어버렸다. 그녀는 얼음위에 홀로 섯고, 빠르게 달렸고, 그 얼음을 박차고 날아올라, 공중을 휘 돌아, 학처럼 고고하게 사뿐히 내려왔다.
김연아의 뒤를 쫓는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를 이기기 위해서 필살의 '트리플 악셀'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그 이전에 아사다 마오는 점프건, 스핀이건, 기술이건, 연기건, 김연아를 이길 수 있는 부분이 이미 봉쇄 당했던 것이다.
일본 만화에서는 궁극의 필살기를 작렬하여 승리하지만, 현실에서는 다르다. 필살기는 특정부분의 극초반에만 통하고, 승부는 전체에서 판가름 난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의 가미카제 역시 필살기 였지만, 일본은 패전국이 되고 말았다. 물론 이런 필살기는 만화를 재미있게 하는 요소가 되긴 하다.)
'김연아'가 '퀸연아'인 진짜 이유는 그녀의 스피드에 있다. 최초 스피드를 에너지로 하여 높이 날아올라 회전하고, 낙하하는 에너지로 다시 도약한다. 그녀의 비밀은 그 에너지에 있다. 속도를 높이로 변환시키는 능력, 낙하 에너지를 도약으로 부드럽게 전환하는 능력이다. 그것은 높이 뛰기 선수와 같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높이뛰기를 할 땐 빠르게 달려오다가 마지막 순간에 발목의 방향을 틀어서 회전하고, 에너지를 높이로 전환시킨다.
하지만 다른 선수는 그것을 몰라서 못했을까? 그렇게 빠른 속도로 도약하면 공중동작을 컨트롤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는 그녀를 '천재형인가? 노력형인가?' 를 저울질하며 시선을 이끌지만, 사실 그녀가 천재건 노력가이건 중요하지가 않다. 다만 그녀가 다른 선수들과 다른 차원에 있다는 것이다. 빠른 스피드에서 점프 하려면 그 마음이 대담해야 했고, 온 몸에 힘이 빠지려면 그녀 스스로가 빙판을 즐겨야 한다. 이런 개념은 다분히 동양에서 말하는 '깨달음'의 경지인 것이다.
김연아가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후에, 각종 언론에서는 헤드라인으로 [오서 코치 "연아는 완벽주의자"] 라는 기사를 내놓았다. 하지만 기사를 보다보면, 김연아의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가 정말 말하고자 하는 바는 '완벽주의'가 아니라 '행복'에 있다.
"처음 함께 일을 했을 때 김연아는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는 선수였다"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김연아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그렇다. 브라이언 오서는 김연아에게 스케이팅 기술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스케이트를 즐기는 법을 가르친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가 아사다 마오와의 23점의 격차로 나타난 것이다. 진정 즐긴다는 것, 때론 고집스럽게 자기 안으로 밀도를 높이고, 자유롭게 자기 밖으로 확장하는 것. 그녀는 애초부터 금메달을 따도, 못따도 이기는 경기를 하고 있었다.
4. 고수는 새로운 룰을 만든다.
김연아는 여자 피겨스케이팅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 스피드에서 점프가 나오고, 회전이 나오고, 착지하고 연기를 이어나아간다. 그녀의 점수가 전무후무 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제시한 표준대로 또한 많은 스케이터들이 연습하고, 연기하게 될 것이다. 고수는 늘 룰을 바꿔버린다. 새로운 룰을 적용시킨다.
2006년 토리노에서 한국이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휩쓸 었던 것은, 다른 선수는 직선주로에서 가속하고, 곡선주로에서 감속할 때, 곡선주로에서 가속하는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전에는 호리병 주법도 있었고, 그 전에는 결승점 앞에서 날 들이밀기도 있었다. 지금은 모든 쇼트트랙에서 한국이 제시한 기술을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다. (결승점 앞에서 날 들이밀기는 기본이다.)
1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늘 새로운 형식을 창조해야 하기 때문이다. 후발주자는 이미 1등이 제시한 형태로 내용을 쌓아가기 때문에 몸이 고달프다. 노력, 끈기, 불굴의 정신? 그런거 안쳐준다. 고수는 김연아처럼 당당하다. 집이 가난했네, 어린시절이 불우했네, 훈련이 고달팠네... 하며 질질 짜지 않는다. 이것은 기업과도 같다. 1위 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후발 업체들은 몸으로 때운다. 애플이 아이폰, 앱스토어 만드니까, 삼성, SK가 따라한다.
이번 쇼트트랙에서 값진 성과가 있긴 했지만, 지난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와 다른 점은 이렇다하게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운이 좋았더라면 금메달을 한 두 개 더 딸 수도 있었을 것이다. 여자 계주에서는 뜻밖의 심판판정이 나왔고, 남자 500m에서는 결승점을 앞두고 선두에 선 성시백이 넘어졌다. 쇼트트랙 대표팀 내부에 파벌이 문제라는 말도 있지만, 어쨌거나 모든 이유의 핵심은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자의 탈을 쓴 왕멍과 들창코 조우양 한테 금메달을 내준것이다. 그들은 초반에 선두로 치고나가서 빠른 스피드와 지구력으로 순위변동없이 그대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경기는 달라도 계속 같은 패턴이었다. 그것이 어쩌면 중국이 제시한 새로운 룰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그것을 뛰어넘는 또한 새로운 룰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쇼트트랙도 그렇고, 피겨스케이팅도 그렇고, 스피드 스케이팅도 그렇고, 스키점프도 그렇고, 봅슬레이도 그렇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5. 빙상강국 대한민국, 설상강국을 꿈꾼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두드러진 점이라면, 일본의 추락이다. 일본의 경제위기가 스포츠에서 결과물로 나와버렸다. 서두에서 올림픽은 전쟁이라 하였는데, 일본의 경제 위기는 전쟁터에서 총알이 떨어진 격이다. 집안에 위기가 생기면 가장 먼저 외식과 문화생활 소비를 줄이는 것처럼, 국가에 위기가 닥치면 가장먼저 스포츠가 타격받는다. 반면 미국은 달러화 하락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메달을 얻어, 아직까지는 건실함을 과시했다.
역대 동계올림픽 메달을 살펴보면, 상위에 독일,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를 자주 볼 수 있는데, 올림픽의 순위를 국가의 국력으로 본다면, 미국과 캐나다는 국가 이전에 그 영토 자체가 대륙인 것이다. 스키 탈 곳도 많고, 스케이트 탈 곳도 많다. 캐나다는 원래 동계스포츠 강국이지만, 또한 주최국으로서의 어드벤테이지를 누리기도 하였고, 미국 또한 알게모르게 혜택을 누린 감이 없지는 않은 듯하다.(우리나라도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종합 4위를 했었다.) 프랑스와 영국은 동계올림픽에서 줄곧 큰 성과는 없었다.
노르웨이와 함께 똑같이 북해에 위치한 스웨덴과 핀란드보다 유독 노르웨이가 성적이 좋은 것은 노르웨이에 산지가 많기 때문이다. 국토의 상당부분이 눈덮인 설산이라, 노르웨이는 바이에슬론과 크로스컨트리 알피인 스키 등의 종목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알프스 산맥의 스위스는 알파인 스키와 프리스타일 스키, 스키점프, 크로스컨트리 종목을 잘했고, 오스트리아는 스키점프와 알파인 스키, 루지 종목을 잘했다.
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만 세 개의 금메달을 땄다. '메달의 수' 는 미국에 뒤쳐졌긴 하지만, 독일이 스케이트, 썰매, 스키 종목에서 고루 메달을 획득했다. 그 밸런스가 잘 맞는다는 것이 그 나라의 문화의 다양성이며, 전쟁이라면 무기가 다양하다는 것이고, 육해공군의 밸런스가 좋다는 것이다.
그렇다. 경제력도 국력이고, 인구가 많은 것도 국력이고, 자원이 많은 것도 국력이고, 산이 많은 것도 국력이다. 전쟁이라면 산지가 유리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도 알프스 산맥의 스위스를 침공하지 못한 것만 봐도 알 수가 있다. 내가 놀라웠던 것은 그들의 그 직업이 한국처럼 '선수'가 아닌, 경찰관 혹은 학생, 교사 등... 단지 그것을 즐기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설산이 이어진 국토를 이동하기 위해 스키를 타왔던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통하여 '빙상강국'이라는 명예를 얻었다.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그리고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그 외에도 열악한 환경속에 분투했던 썰매종목과 스키종목 선수들도 국민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주었다. 선수와 감독과 코치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에 마음의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싶다.
우리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이제 세계를 보라. 우리 단지 빙상강국이 아니라, 말 그대로 '강국'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주권이고, 국력이다. 우리 영토의 북으로 백두산과 고산지대가 있다. 산지가 국력이 된다고 하였다. 사람이 국력이 된다고 하였다. 나는 북녘의 설산 위에 서고 싶고, 그 땅의 사람들과 손잡고 싶다.
지금 우리나라는 딱 이 정도다. 남한으로서는 빙상강국이 손에 닿을 수 있는 최대치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스포츠를 넘어선 하나의 숙제가 있음을 알려준다. 부분이 아닌 전체로 가야 한다. 언제고 북쪽의 사람들과 통일을 이루고, 함께 산을 내리고, 썰매를 탈 수 있다면, 그것이 또한 국력으로 증명될 것을 믿는다. 나는 빙상강국 뿐만 아니라, 설상강국인 대한민국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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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찬호 뉴욕 양키스에 입단하다.
2010년 2월 22일 박찬호가 뉴욕 양키스 입단을 언론에 공개했다고 한다. 집에 늦게 귀가하고, 뉴스를 놓쳐서 직접 그 소식을 듣지 못했다가, 방금 인터넷을 통해서 사실을 확인하였다. 뭐 이렇게 말하면 누군들 그렇게 말 못하겠냐고 하겠지만, 사실 필자는 박찬호의 양키스行을 예측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램이라기보다는 예측에 가깝다.
2009 시즌이 막 끝났을 적에는 박찬호가 필라델피아와 재계약 할 것으로 생각했다. 우승을 놓치긴 했어도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여전히 강팀이었고, 박찬호도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에서 좋은 활약으로 입지를 굳혔기 때문에, 몇몇 다른 팀에서 러브콜이 날아오긴 할 지라도 결국은 필라델피아와 재계약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다.
하지만 일이 잘못되려니까 그리 된건지, FA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했고, 하루하루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FA계약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몸값은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연봉조건도 그렇지만, 그때까지만해도 필리스와의 인연은 계속될 것으로 보았다. 반전이 일어난 것은 필라델피아의 매뉴얼 감독이 박찬호는 연투능력이 떨어진다는 인터뷰 내용이 나오면서였다. 박찬호와의 재계약을 종용하는 지역언론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한 말이지만, 정말이지 치사하기 짝이없다. 이로서 연봉협상은 고사하고 박찬호와 필라델피아는 선을 넘어버린 것이다.
2. 언론의 설레발
필라델피아 외에도 박찬호를 원하는 팀은 최대 10개 구단이라고 알려져있다. 모두 알 수는 없겠지만,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며 익숙한 구단을 말하자면, 시카고 커브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워싱턴 내셔널스, LA 에인절스 등이 있다.
당시 언론에서는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박찬호와 인연이 있는 감독이 있기 때문에 샌프란시스코로 갈 것이다.', '시카고 커브스에 가면 선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쪽으로 갈 것이다', '이러다가 메이저리그 계약을 못할 수도 있다.', '계약을 하지 못한다면 한시즌 한화 이글스에서 뛰는 것도 나쁘지 않다' 등 박찬호의 양키스 입단 바로 직전까지도 여러가지 기사가 난무했고, 게중에는 추측성 기사도 적지 않았다.
박찬호가 계약을 한다면, 어느팀과 할까? 박찬호가 원하는 팀의 조건으로 1) 우승할 수 있는 팀 2) 선발투수로 뛸 수 있는 팀 (또 하나가 있었던가? 생각이 안나네...) 어쨌든 이 두가지는 확실히 생각이 난다.
일단 박찬호가 FA시장이 얼어붙어서, 또는 너무 높은 연봉을 부르다가 메이저리그 계약을 못하는게 아니냐는 추측은 현실가능성이 없다고 보았다. 박찬호만큼 연봉대비 경험, 실력이 있는 선수는 드물다. 2009시즌 성적 뿐만 아니라, 철저한 자기관리와 나이가 37살이 넘었는데도 빠른 구속을 유지하고 있고 (2009 포스트시즌에서는 97마일을 던진것으로 기억한다.) 또 구종이 많다.(포심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커터, 투심패스트볼, 서클체인지업 등) 이런투수는 어느구단에게든지 매력적이다.
많은 언론에서 박찬호의 양키스 입단을 예측할 수 없었던 이유는, 의례 박찬호에겐 선택권이 없다고 판단하고, 구단의 사정에 박찬호를 맞추었던 것이다. 그러니 매일 구단 관계자와 미국내 언론에서 들어오는 소식에 이렇쿵 저렇쿵 했던 것이다. 물론 그것이 예측이 되건 안되건 언론사 입장에서는 상관이 없다. 어쨌거나 이슈를 만들면 되니까. 어느 팀이 선발이 부상이더라, 어느 팀에 누가 수술 받는다더라, 어느 팀이 어느 선수를 영입했으므로 박찬호 영입이 힘들어졌다더라 등...
언론이 꼭 얼어붙은 시장상황이 아니더라도 구단의 사정에 포커스를 맞출 수 밖에 없는 것은, 찬호의 가치에 포커스를 맞춰서 나올 수 있는 기사꺼리보다, 구단에 포커스를 맞춰서 나올만한 꺼리가 훨 많기 때문이다. 그것은 언론의 구조적인 원인에 있다.
그러니 박찬호의 가치로 박찬호가 팀을 선택할 꺼라는 생각을 애초에 배제 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박찬호가 양키스를 선택하였다. 연봉이 어쩌건, 선발을 하건 못하건, 박찬호가 그의 가치로 선택한 것이다.
3. 한국인의 품 안에서
박찬호와 접촉이 있는 구단이 10개든, 20개든 정작 이번시즌 박찬호가 갈만한 구단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물론 정말로 아무구단도 박찬호를 원하지 않는다면 울며겨자먹기로 어느곳이든 가야할테지만, 연봉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구단을 선택하는 것은 박찬호의 선택에 있다면, 이것은 보다 명확해진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꽤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하고, 어렵게 재기하였지만,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할 지, 은퇴를 하는 것이 올해가 될 지, 내년이 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여러 조건중에 최우선 조건은 아무래도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팀을 선택하는 것이다. 말이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지, 사실 인구가 많은 도시가 한인이 많은 것이다.
미국에서 인구가 많은 대도시라면 꼽을수 있는 곳은 세 곳 뿐이다. 박찬호의 미국 집이 있는 LA와 뉴욕, 그리고 시카고. 이곳을 연고로 하는 팀인 다저스, 양키스, 커브스에 박찬호의 집에서 가깝다는 에인절스까지 포함해서 4개 팀 정도다. 실제로 LA 다저스에서 러브콜이 들어왔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2008시즌 박찬호는 다저스에서 뛰었고, 조 토리 감독과 생활을 해보았다. 하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어째 조 토리 감독과 궁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듯 하다. 이미 한번 해 봤서 아니라면 다시 가지는 않을 것이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박찬호가 갈만한 팀은 아니었다. 보스턴 지역은 백인이 많고, 유색인종에 대해서 다소 보수적이다. 노장투수로 새 팀에 들어가는데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리스크까지 감당할 순 없다고 보았다.
연봉수준이 중요하겠지만, 박찬호 입장에서는 그것에 그리 개의치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돈이라면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에 연봉대박을 맞았고, 연봉만큼 값을 해야한다는 그 압박감에 부상과 함께 수 년 동안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어렵게 재기한 만큼 메이저리그의 마무리를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팀을 원한 것이다.
선발에 욕심으로 선발이 가능한 팀을 찾다가 계약이 힘들어지지 않냐는 언론의 시큰둥이 애초에 근거가 없다고 생각한 것은, 지난 MBC스페셜 박찬호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보면 박찬호는 이미 선발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는 것을 그 말투와 표정에서 느낄 수가 있었다. 또 어느 케이블 채널의 프로그램인 <이상훈의 MLB the city>에서 야생마 이상훈(전 LG트윈스 좌완투수)가 필라델피아에 가서 박찬호와 대화를 했던 장면도 기억한다.
이상훈 : 다시 선발해야지?
박찬호 : 뭐, 인제... 기회가 잘 없어서 같은값이면 젊은 애들을 키워야 되니까...
이미 그때 그의 표정에서, 그의 말투에서 더이상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지 않고, 선발투수에 연연하지 않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물론 설령 그럴지라도 협상 테이블에서는 선발 욕심이 있다고 말을 한다. 그것이 협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4. 명예롭게 은퇴하기
박찬호가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을것이 어째 머리에 잘 그려지지는 않지만, 뉴욕은 LA 못지않게 한인이 많이 터 를 잡고 사는 대도시이고, 다민족의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이다. 양키스는 통산 27회 월드시리즈를 우승하였고, 2009시즌 우승에 이어서 2010시즌에도 우승후보이며,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배터리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있다. 양키스 선발투수 전력이 탄탄하고, 극강 마무리인 리베로 선수가 있지만, 역시 중간계투에서 불안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박찬호에게 영입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요는 어느 팀이 박찬호를 데리고 갈까 그 조건을 가늠하는 문제가 아니라, 팀의 조건에 박찬호를 맞추는가? 박찬호의 가치에 팀을 맞추는가(선택)의 문제였던 것이다. 언론의 예측이 빗나간 것은 시장 상황이 안좋다보니 박찬호를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이 안좋아도 박찬호가 여유로웠던 것은 분명 이유가 있었을 터. 언론은 구단의 소식에 귀기울이는 만큼 찬호의 표정을 주시했어야 했다. 큰 틀에서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에서 빗나간 것이다.
가장 큰 가치는 '명예롭게 은퇴하기' 였다. 선수가 명예를 드높이는 방법은 고액연봉을 받거나 우승반지를 끼는 것이다. 박찬호 입장에서 고액연봉이라면 못해도 400만 달러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것이 어렵다면, 우승으로 명예롭길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비슷한 조건(연봉을 제외한)이라면 시카고 커브스 보다는 양키스 쪽이 끌릴 것이라는 것이다. 같은 조건에 10년 전이라면 커브스를 선택했겠지만, 지금의 박찬호는 그렇다. 명예를 선택했다. 시카고 보다는 뉴욕이 더 큰 도시고, 시카고 보다 뉴욕에 한인이 더 많고, 시카고 보다는 뉴욕이 더 우승 확률이 높다. 박찬호는 2008시즌 LA다저스에서 포스트 시즌을 경험했고, 팀이 필라델피아에 패배하고 시즌이 끝났을 때, 우승하기 위해 2009시즌을 필라델피아로 갔고, 또 우승하기 위해 2010 시즌을 뉴욕 양키스로 간다.
LA 다저스(2008) > 필라델피아 필리스(2009) > 뉴욕 양키스(2010)
박찬호가 2010시즌 어느 팀으로 갈 지 예측하려면, 2009시즌 왜 다저스에서 필라델피아로 갔는지를 알면 된다. 그의 목표는 그가 재기에 몸부림 칠 때부터 '명예롭게 은퇴하기' 였던 것이다. (결과론이지만, 만약 필라델피아에서 박찬호가 월드시리즈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그 선택이 또한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가치와 기능이 있다. 그가 어느곳에 가치를 두는가가 그의 기능(선발, 혹은 불펜)을 결정한다.
그에겐 사랑스런 두 딸과 아내가 있고, 멋지게 마무리 하고 돌아갈 조국의 프로야구가 있다. 2010시즌 양키스에서 박찬호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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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텔레비젼이 없어서, 이번 K-1 WGP in Seoul 를 보러 어머니 댁에 가니까, 전에는 XTM인가 하는 스포츠 채널이 나왔는데, 지금은 안나오는 모양이다. 주말에 이렇다하게 편히 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또 그렇게 할 일도 없을 것 같아서 다시 집으로 와서 이번 K-1 WGP in Seoul 을 다운로드 받아서 보았다.
모든 격투기 스포츠가 그렇듯이, K-1에서도 A급 선수와 B급 선수와의 차이는 거리에서 나왔다. 내가 보기엔 그렇다. 물론, 복싱이나 무에타이 같은 격투기를 경험해본 것은 아니지만, 소시적 검도를 3년 하면서 느끼고 나름대로 이기기 위해서 해법을 연구하면서, 타격에 대한 시야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검도를 그만둔지도 꽤 오래 되었지만, 며칠전 세계 검도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와 경기장면을 보았을때, 선수들이 왜 이겼는지, 또 칼의 괘도와 기술, 심리상태가 눈에 들어오면서, 다시 검도를 시작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 다친 발목이 다 낫지가 않아서 조금 더 기다려야 겠지만 말이다.
1. 세계 검도 선수권 대회
지난 세계 검도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한 이유는, 가장 큰 것은 결승에 일본이 아닌 미국이 올라왔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일본보다 못한데, 운이 좋아서 결승에 올라갔다는 것은 아니다. 미국 역시 무척 까다로운 상대이고, 더구나 부장으로 나선 선수가 이도류를 쓰고 있었다. 우리나라 선수들에겐 익숙치 않은 자세이기 때문에, 현란한 단도에 눈이 현혹되면 힘들어질 수 있었다.
미국과 일본의 준결승 전에서 미국이 일본을 꺾었던 이유는 기술 부족이 아니라, 파워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선수들은 재일교포로 다 채워져있다. 기술면이라거나 스피드에서는 일본과 같다고 볼 수 있는데, 일본보다 나은점은 다들 덩치가 크고, 파워가 좋다는 것이다. 파워가 좋으면, 코등이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다.
복싱으로 따지자면 클린치와 비슷할 지도 모르지만, 검도에서는 코등이 싸움에서 빠져나오면서 "퇴격" 기술을 쓸 수 있다. 조금 개념이 다르다. 어쨌거나, 미국선수가 일본선수를 이길때, 몸으로 밀치고, 팔로 밀치고 타격하고 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어쩌면 이것에 기가 눌려서 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승에서 주장으로 나온 마지막 선수들간의 경기에서는 바로 그 "파워" 때문에 미국이 패배를 안았다. 파워면에서 한국이 일본에 비해 그렇게 밀리지 않았을 것이기도 하고, 아니 어쩌면 더 나았을 수도 있다. 문제는 미국 선수들이 준결승에서 재미를 보았던 밀치기작전이 완전 실패했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 선수들의 "밀치기"는 기술이기 보다는 "버릇" 같은 것이다. 원래는 반칙이어야 하는데, 패널티를 주지 않으니 덩치가 큰 선수는 자신이 스피드에서 밀린다 싶으면 이런 장기를 살리는 경우가 있다. 물론 나도 대련을 할때, 많이 겪었던 상황이었다.
두 손으로 힘껏 밀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죽도가 평행으로 점차 어깨 높이 까지 내려오게 된다. 이럴때 "퇴격머리"에 그대로 노출이 되어 대한민국이 승리를 하였다. 원리는 서로간에 타격할 수 있는 거리가 없을 경우에, 키가 크거나,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쪽에서 밀치면서 타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인데, 씨름에서도 꼭 덩치큰 선수가 이기는 것이 아닌것 처럼, 내 힘이 아니라 상대의 힘을 이용할 수도 있다.
저쪽에서 밀고 들어오면, 좌우로 몸을 틀어 상대의 힘을 분산시키거나, 아니면 오히려 뒤로 물러서면서 원래 상대가 만들려고 했던 타격거리를 자신이 먼저 만들어내어서 "퇴격기술"을 쓸 수 있다. 미국선수는 아마도 그것이 버릇처럼 자신도 모르게 나왔을 것이고, 그에 맞선 한국선수는 상대의 힘을 이용해서 거리를 만들어 냈을 것이다.
2. 문제는 "거리"에 있다.
중요한 점은 모든 격투기 스포츠를 관통하는 하나의 진리는 "거리" 에서 있는 것이다. 때문에 그것이 가장 기본이기도 하고, 모든 격투가들의 공통된 "고민"꺼리이다. 그래서인지 동양무술에서는 처음에 "보법"부터 가르친다. "보법"이 되려면 하체힘이 필요하고, 하체가 단련되어야 타격의 임팩트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타격의 임팩트가 강한 선수는 하체힘과 자세(stance)가 좋다고 볼 수 있다.
서양의 복싱에서는 스탭에 따라서, 자신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는 것을 "리듬(rhythm)이라고, 혹은 리듬에 맞춘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타격하는 순간 자신이 타격하는 펀치의 궤도가 가장 안정적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체의 자세를 바꾼 다는 것을 의미 한다. (이것은 꼭 격투기 뿐만 아니라, 야구나 축구 또 그 밖의 모든 스포츠에 해당하는 것이다.)
3. 한국선수들의 아쉬운 경기
이번 K-1 WGP in Seoul 을 오프닝 3경기와 메인 8경기를 보면서 느낀점은, 바로 이런 "거리"를 모르는 사람은 필패(必敗)한다는 것이다. 메인 경기에 올라온 선수들은 거의 모두들 A급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겠지만, 몇몇 한국선수들의 경기는 좀 실망스러웠다.
1경기였던, 김경석 VS 쿄타로 레인져의 경기에서는, 이제까지 김경석의 경기가 그랬듯이 "스피드"가 떨어지고, 몸에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서 졌다. 힘은 펀치를 날리는 그 임팩트 순간에만 들어가야지, 모든 움직임에 힘이 들어가면, 체력소모도 많을 뿐 아니라 스피드가 더욱 떨어진다.
어떻게 보면 이번에 승리한 김영현(3경기)도 사실,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많이 긴장했겠지만, 앞으로 더 운동을 해서 온몸의 힘을 빼야만 한다. 김영현이 이길 수 있었던 원인은 키가 커서 상대가 적당한 타점을 찾기가 힘들기도 했고, 리치가 길어서 접근하기도 어려웠고, 상대선수의 스타일이 스피드를 이용하여 선제공격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점은 최홍만의 데뷰때와 비슷하다.
아마도 김영현은 "배운대로" 다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을 것이고,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로(low)킥을 쉬지 않고 뻗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있다면, 펀치에 무게를 싣지 못해서 펀치 자체의 데미지가 그리 크지는 않았고, 팔의 휘두름에 의한 힘의 전달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최홍만의 경우도 이제 격투기 3년차가 되어서야 펀치에 몸무게를 싫어서 타격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보면, 김영현도 좀 더 많은 경기와 수련을 거쳐야지 좋은 선수로 만들어질 것이다.
4. 2경기 랜디 김 과 김민수.
참 아쉬운 것은 2경기의 랜디 김 과 김민수의 대결에서 초반 랜디 가 좋은 기술과 타격으로 이기는 듯 하더니, 결국 김민수한테 패배하고 말았다. 사실 김민수가 경기 내내 정타를 많이 꽃아넣지는 못했다. 랜디는 김태영 사범으로부터 고난도의 타격기술을 배우고 훈련하였다. 김민수보다 키도 크고, 리치도 긴 상태에서 상대가 공격할때 카운터 펀치를 뻗는 기술은 배우지 않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문제는 김민수 선수가 유도로 다져지고, 또 오랜기간동안 종합격투기를 해와서 그런지, 맷집이 너무 좋았다. 랜디가 김민수를 잡는다면 1라운드에서 끝냈어야 하는데, 1라운드를 넘어서부터는 랜디가 이렇다하게 좋은 공격을 하질 못했다. (정타는 랜디가 더 많았다.) 김민수가 맷집으로 맞아가면서도 랜디의 거기를 뚫어버렸다.
거리를 뚫어서 정확한 펀치를 날리기 보다는 줄곧 클린치를 했는데, 하나는 랜디가 이런 거리에서 아무런 공격을 할 수 없다는 것이고, 둘은 검도에서의 코등이 싸움처럼, 이렇게 달라 붙어서 엉켜있으면 체력소모가 2배이상 된다는 것이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타격전에서는 키가작은 김민수가 더 유리했을 것이고, 3라운드 후반에는 랜디의 체력이 갑작스레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랜디가 김태영 사범으로부터 "카운터"라는 멋진 기술을 배우고, 익힌것은 좋은 것이지만, 오히려 그 "카운터" 때문에 망했다. "카운터"는 상대가 공격할때, 들어오는 힘의 방향에서 맞받아치면 더 큰 데미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데, 문제는 카운터는 공격자가 사용하는 기술이 아니라, 수비를 하다가 사용하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배운 "카운터"에 집착하다보니, 선제공격 보다는 선수비 후공격이 되어버렸는데, 문제는 김민수가 그만큼의 거리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문제는 한국선수들의 거의 공통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최홍만이나 김영현 같은 장신의 선수에게는 안면의 타점 자체가 워낙 높으니까 유용할 수 있지만, 이정도로는 어느이상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가 힘들다.
5. 박용수의 스타일?
박용수는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 출신에 우리나라 선수로는 드물게 190Cm 대의 큰 체격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그의 가장 큰 장점이고, 때문에 박용수의 킥은 보통의 다른 선수에 비하여 묵직하다. 가드를 해도 쩌릿쩌릿한 느낌이 팔, 다리에 전해질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선수로서 K-1무대에 가장 이상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무사시와의 경기에서도 그렇고, 이번 제롬 르 벤너와의 경기도 그렇고 상대의 펀치한방에 KO당했다. 두 경기의 공통점은 다운 당할때, 가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본인도 그렇게 말했다. 원래 태권도 선수 출신이라 태권도 경기때의 자세가 버릇이 되어서 그렇다고 한다. 태권도를 할때에도 주로 상대가 들어오면 맞받아서 반격하여 포인트를 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태권도 경기에서는 두 팔을 늘어뜨리고, 발로 속임동작을 하거나, 발을 바꾸어 상대가 먼저 들어오도록 유인하곤한다.
가드가 없어서 다운 당했다는 그의 말도 맞는 말이지만, 기본적으로 박용수는 "거리"의 개념을 잘못 잡고 있다. 태권도의 경우는 서로가 거의 발기술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팔보다 긴 발이 닿는 거리에서 승부가 나곤한다. 오히려 발이 닿는 거리보다 가까워지면 몸을 대면서 클린치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K-1에서는 태권도 경기처럼 상대도 발기술을 같은 거리에서 쓰질 않는 다는 것이다.
무사시의 경우도, 벤너의 경우도 박용수의 발차기 거리보다 더 가깝게 들어서 펀치를 꽂아 넣었다. 반대로 말하면, 박용수는 발차기 거리가 뚫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돌진하는 상대를 피해 뒷걸음질 해야지만, 그의 펀치사정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된다. 원래 거리가 그렇다 상대가 뒷걸음질 하면, 내가 더 다가서서 거리를 유지하고, 내가 뒷걸음질 치면, 상대가 다가온다 각각 자신이 유리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보폭과 스피드를 조절하는 것이다.
박용수의 경우에는 그 거리가 너무도 쉽게 뚫려버린다. 가드는 둘째치고, 그 거리가 뚫려서 지는 것이다. 무사시 이전까지는 박용수가 선전을 해왔다. 박용수가 선전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상대가 공격하고, 돌진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적당히 거리를 두고 조심스럽게 반격하는 스타일에는 팔보다 긴 다리로 로(low)킥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그것을 간파하고 돌진하는 상대에게는 상대가 원하는 거리를 내주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쨉(jab)을 날려서 경계해야 한다.
이날 경기중에 레미 본야스키의 경기도 있었지만, 두 선수 모두 킥을 주무기로 하지만 스타일이 다르다. 레미는 로(low)킥으로 포인트를 획득하고, 피니쉬(finish)를 플리잉니킥(Flying Knee Kick)이나 거침없는 하이킥으로 끝낸다. 하이킥은 상대가 로(low)킥의 데미지 누적으로 가드가 내려갔을 때 하고, 플리잉니킥(Flying Knee Kick)은 상대의 가드가 단단할때 기습적으로 한다.
플리잉니킥(Flying Knee Kick)은 어퍼컷 처럼, 아래에서 위로 솟구쳐 오르는 기술이라서(물론 체력소모도 많겠지만) 예상치 못한 궤도로 날아와 턱에 꽃히는 무서운 기술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불리한 상황에서 플리잉니킥(Flying Knee Kick)으로 단번에 역전시켰다.
또한 킥의 달인인 그라우베 페이토자는 "브라질리언 킥"이라는 요상한 이름의 킥으로 유명한데, 오늘 경기에서도 볼 수 있었지만, 태권도의 킥은 순간적인 스피드와 곧게 뻗어서 힘을 싣는데에 특징이 있지만, 요 "브라질리언 킥"이라는 것은, 킥을 하는 순간에 무릎관전에 힘을 빼서, 발의 궤도가 상대의 가드를 넘어 휘어들어가 안면을 타격한다.(따라해보려고 해도 잘 안된다.) 야구로 말하자면, 태권도의 킥은 직구이고, 브라질리언 킥은 변화구 같은 것이다.
다시 말해서, 상대가 가드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레미처럼 가드를 뚫고 솟구쳐 올라오는 "플리잉니킥(Flying Knee Kick)" 이라거나, 페이토자 처럼, 상대의 가드를 넘어서 휘어내려와 찍는 "브라질리언 킥"이 아닌이상, 아무리 강력한 하이킥이라도 가드에 막히게 된다.
박용수는 경기 운영능력이 아직 부족하다. 레미처럼 상대를 요리하는 순서와 요령이 아직 없다. 태권도의 킥은 3보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순간적으로 돌려차면서 그 거리를 발기술이 가능한 거리로 좁힐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이상 좁히면 안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가드를 한 상대에게 하이킥을 남발하며 체력을 소진하기 보다는, 계속 되는 로(low)킥으로 득점을 하고, 가드가 떨어졌을때나 하이킥을 거침없이 넣어야한다.
이 거리의 문제와 킥의 기술적인 문제를 극복해야지만, K-1의 정상급 파이터와 겨뤄봐서 승산이 있다. 펀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앞으로도 더 많은 경기를 통하여 나름대로의 운영패턴을 익혀야지 될 것이다. 원래 먼거리에서는 득점을, 가까운 거리에서는 KO를 노려야 한다.
6. 마이티 모의 라이트 훅(Right hook)
최홍만 선수와 경기를 치루는 마이티 모의 최대의 장점은 빠르고 강력한 라이트 훅(hook)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복서 출신이라서 킥기술은 거의 없고, 또 키도 큰편은 아니라서 리치도 그리 긴편은 아닌데 반하여, "거리"를 잘 보고, 양발 스탠스가 안정적이다. 한마디로 "보법"이 좋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이티 모의 단점은 공격하는 무기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데에 있다. 나름대로 노리고 뻗는 피니쉬는 항상 라이트 훅(hook)이었다. 바꿔말하면, 라이트 훅(hook)만 조심하면 된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아주 좋은 무기가 있는데, 무기가 하나뿐이다. 때문에 K-1 입식타격에서는 로(low)킥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가 차이가 크다.
마이티 모의 라이트 훅(hook)은 상대에 따라 다르지만, 최홍만과의 지난 경기에서도 보면, 펀치가 (농구에서의 3점슛처럼)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간다. 이 포물선이 엄청 빠른데에 그 무서움이 있다. 최홍만이 지난 경기에서 KO패 당한것은 마이티 모에게 거리를 빼았겼기 때문이다.
최홍만이 공격할 수 있는 거리 보다 안으로 마이티 모가 거리를 좁혀오고, 그 사실을 알고 다시 거리를 벌리려고 오른손 쨉(jab)을 날리다가 가드가 열리고 마이티 모의 라이트 훅(hook)을 맞다 당한 것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최홍만은 이때 마이티 모에게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라이트 훅(hook)을 쓰는 상대에게 오른손 잡이 자세로, 왼손으로 쨉(jab)을 자꾸 뻗어주면, 왼쪽 안면이 노출되게 되어있다. 오히려 이 자세는 오른쪽 안면에 가드를 올리는 자세인데, 마이티 모는 라이트 훅(hook) 그러니까, 큰거는 최홍만의 왼쪽으로 날아오기 때문이다.
마이티 모의 라이트 훅(hook)을 자세히 보면 약간 특이한 점이 있는데, 하나는 마이티 모도 오소독스(오른손잡이) 자세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서, 왼발이 앞에, 오른발이 뒤에 있는 상태이다. 마이티 모가 라이트 훅(hook)을 날리는 순간 왼발에서 오른발이 나오면서 거리를 좁힌다는 것이고, 왼발을 축으로 라이트 훅(hook)이 나오고, 그다음에 오른발이 앞으로 들어간다.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다.) 다시말해서, 마이티 모는 마치 야구에서의 투구동작처럼 라이트 훅(hook)을 날린다.
또 하나는 마이티 모가 라이트 훅(hook)을 날리는 순간 상체는 숙인다는 것이다. 상체를 숙이고, 주먹은 날리고... 아주 독특한 기술이다. 상체를 숙인다는 것은 라이트 훅(hook)을 날리는 순간에 타점을 보지 않고 친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술에서의 크로키(croquis)와 같이, 대상의 어느 한 순간을 포착하여 그리는 것과 같다. 마이티 모는 라이트 훅(hook)을 날리기 직전 어느 시점에 목표물을 순간포착하여 머릿속에 위치를 그려놓고, 보지 않고 라이트 훅(hook)을 날린다.
이것이 마이티 모의 라이트 훅(hook)의 특징인데, 어떻게 보면 이것이 그의 무기의 약점이기도 하다. 하나는 오늘 경기에서 처럼, 최홍만이 왼손잡이 자세로 나와서, 왼쪽의 가들을 굳힐 경우에는 거리를 뚫어도 정타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또 하나는 보지 않고 주먹을 날리기 때문에, 펀치가 날아오는 순간에 움직이면 타점을 빗나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상대가 정체되어있을때에는 강력하고, 유효하지만 이동중에는 성공하기 힘든 기술이다. 이점을 간파한 최홍만의 세컨드인 김태영 사범은, 사우스포(왼손잡이) 자세로 훈련을 하면서, 왼손 가드를 더 단단히 하게 하고, 왼발 로(low)킥으로 거리를 확보하고, 상대가 몰아붙일때 제자리에서 맞서기 보다는 움직이면서 피하게 하면서 라이트 훅(hook)를 완전히 봉쇄하도록 훈련시켰을 것이다.(물론, 왼손은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게 하였다. 왼손의 공격을 포기하더라도, 라이트 훅(hook)만 봉쇄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 하였을 것이고, 오른손과 왼발 로(low)킥의 공격력이 왼손을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 했을 것이다.)
7. 최홍만의 변신
이번 경기에서 마이티 모를 상대로 비록 통쾌한 KO승을 거두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아주 큰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거대한 난타전은 그리 없었지만, 최홍만은 줄곧 쉬지 않고 왼발 로(low)킥을 뻗는다. 이것은 최홍만에게 아주 큰 의미를 가진다.
최홍만이 레미 본야스키에게 패배할때도, 先수비 後공격을 하다가 레미에게 로우킥을 많이 맞아서 포인트에서 뒤져서 지게 된 것이다. 이때에 先수비 後공격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先공격을 하다가 되려 상대의 페이스의 말려서 체력을 초반에 다 소진 할 수 있고, 後수비를 할 만큼의 테크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홍만의 로(low)킥이 닿는 거리에 상대는 로(low)킥을 할 수 없다. 상대가 훅(hook)을 넣을 거리가 최홍만이 니(Knee)킥이 닿을 거리이다. 로(low)킥이 가능하다는 것은 포인트로 인한 득점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선제공격이 가능하다는 것도 의미한다. 또 반대로 말하면 레미와의 경기처럼, 상대의 로(low)킥에 반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번 경기는 마이티 모가 로(low)블로(blow)를 주장하고, 그의 주장이 거짓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로(low)블로(blow)의 타격이 없다고 하더라도, 최홍만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주 무기인 라이트 훅(hook)의 궤도를 이미 알고 있고, 그에 대한 수비도 완벽하기 때문에, 다시 말해서 그의 라이트 훅(hook)에 대비하여 사우스포(왼손잡이) 자세를 하였고, 그로 인하여 그의 라이트 훅(hook)이 거리가 더 멀어졌다. 게다가 안면의 타점이 높아서 정타가 어렵고, 라이트 훅(hook)이 가능한 거리에서 오히려 최홍만이 조금만 더 가까이 들어오면 오히려 타점이 더 높아지게된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 마이티 모의 정타는 거의 없었다.) 이번 최홍만의 경기가 KO로 짜릿한 승리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최홍만이 포인트로 경기를 운영하는 법을 알았다는 것이다. 승리는 KO로 승리해야지만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포인트에 의한 승리도 있다. 너무 무리하게 KO를 염두하면 오히려 경기를 그릇칠 수가 있다. 물론 같은 경우로 최홍만이 진 경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최홍만이 경기를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서 점차 노련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A급 파이터에게 승리하려면, 거리를 잡아야 한다. 거리를 잡으려면, 선제공격이 가능해야 한다. 선제공경이 가능하면 포인트에 의한 득점이 가능하고, 경기를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다. 시야가 넓어지고,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최홍만이 약간 다리를 올려도 로(low)킥이 미들(middle)킥이 되어 데미지가 쌓인다. 오늘의 경기로 최홍만은 A급 파이터 반열에 올랐다.
그간 명승부도 많았고, 인지도도 높고, 많은 승리를 거두었지만, 오늘처럼 완벽한 승리는 가치가 있다. "K-1은 누가 좋은 공격을 하는가?", "누가 화려한 킥을 날리는가?" 가 아닌 "누가 실수를 덜하는가?" 에서 승부가 난다. 실수를 안하려면, 실수가 먼지를 알아야 한다. 최홍만은 실수가 무엇이고,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를 알고 충분히 대처했다. 게다가 새로운 스타일까지 익혔으니, 지금으로서는 어느 파이터와 겨루어도 우세한 경기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오늘 경기에서, 최홍만의 성장과 김영현의 화려한 데뷔, 그리고 한국선수들의 분전과 아쉬움을 고루 느낀 경기들이었다. 한국선수들의 더 많은 노력과 더 많은 승전을 바란다. 승부에 관점에서 보면, 이 세상 모든 것이 승부의 일이지만, 정치라거나 토론에서는 앞서 말한 "거리"의 개념과 또 다르다. 그것은 정치와 토론은 사각에 링에서 1대 1로 벌어지는 대결이 아니라, 너른 벌판위에서 말타고 달려가면서 어떤 가치를 이루어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투쟁으로서 가치를 만들어가는 모든 것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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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이라고 불러야 할 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마재윤이 돌아온다고 한다. 이스포츠의 스타크래프트를 아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마재윤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드물꺼라고 생각이 든다. 그의 이름앞에 붙는 수식어도 정말 많다. 이를테면, 마에스트로, 저그의 지휘자, 마신, 마재, 완성형 저그 등.. 이 있다.
스타크래프트 라는 게임의 역사가 10년을 넘어서면서, 각각의 종족간의 상성이라는 것도 생기고, 맵 별로 유리한 위치도 있고, 맵 별 유리한 종족도 있고, 우세한 전략도 생겨났다. 그런 경쟁을 계속 하면서 각각의 종족은 끊임없이 진화를 하게 되었다. 확실히 마재윤은 이전의 모든 저그 유저들이 테란, 프로토스에게 흘린 눈물에 대한 반작용 같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테란의 벙커링이 강력해질 수록, 저그의 방어대책도 세밀해져만 갔다. 때문에 마재윤은 저그 유저로서 의미가 있다. 가장 테란의 힘이 셀 때, 가장 테란에게 유리한 맵이 많을 때, 그것을 극복하고 MSL 5회 연속 결승진출과 3회 우승을 일궈내었고,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로열로더로서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하지만 마재윤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그가 정상에 오래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도 많은 분석의 대상이 되었고, 타 종족에게는 공공의 적이 되어버리고, 그러다가 프로토스의 김택용이 저그의 공량에 성공하였다. 이전까지의 강한 힘을 바탕으로한 스타일에서, 전략과 컨트롤을 바탕으로한 새로운 스타일의 게이머가 등장하게 되면서, 이전까지의 마재윤의 스타일은 더이상 통하질 않게 되면서, 늪으로 빠져들어만 갔다. 물론 김택용의 스타일은 박성준, 박찬수 같은 공격적인 스타일의 저그에게 다시 취약하게 되었고, 또다시 세대는 넘어가고 있었다.
스타리그의 우승자는 반드시 그 시대의 새로운 해법이나 스타일을 제시한다고 나는 생각했다. 오래전에 임요환은 소수유닛 컨트롤과 드랍쉽을 사용한 드랍, 강민은 커세어 리버와 같은 수비적인 프로토스 스타일, 박성준은 뮤탈리스크 컨트롤... 이처럼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곤 해왔다. 마재윤이 완성형 저그라고 불리우는 것은 저그의 최종테크인 하이브 유닛으로 승부를 하는 새로운 스타일을 열었고, 특히 마법유닛인 디파일러의 플레이그를 사용하면서 테란전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였고, 무엇보다도 멀티테스킹의 시대를 열었다고 생각한다.
마재윤은 손이 참 작다. 그래서 게임을 할 때, 작은손으로 키보드를 빠르게 움직이는데에 이래저래 불리하다고 한다. 손이 작은 대신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이다. 전략적인 운영형 게임으로 이끌면서 스스로 유리할때 승부를 거는, 게임의 주도권을 중요시하는 스타일의 플레이를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되려 어느순간부터 마재윤이 무너져버린것은 바로 그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다. 완성형 저그 라는 이름 때문인지, 무리하게 빠른 하이브체제를 고수하려다가 테란에게 타이밍을 빼앗겨 번번히 지곤 했다. 너무 많이 노출된 그 스토리, 초반 테크 올리고, 뮤탈리스크와 저글링으로 테란의 공격을 한차례 수비하고, 시간을 번 다음에 차근차근 멀티하고, 물량과 하이테크유닛으로 결정타를 먹인다.
그 타이밍을 테란에게 노출된 후 더이상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고, 마재윤의 침체는 소속팀인 CJ의 침체로 이어졌다. 결국 마재윤은 CJ의 2군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사실 그것은 마재윤의 팀내에서의 실력이 떨어져서라기보다는 심리적으로 긴장감을 주고 다시금 도전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은 마재윤이 1군으로 돌아왔다. 사실 1군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단지 1군에만 머문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주목한 것은 그가 새로운 스타일을 접목시키는데에 주력하고 있다는 어느 뉴스를 보았기 때문이다. 마재윤이 스스로 알고 있다면, 그것이 스타일의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종족의 새로운 스타일을 받아들이고, 또 자신의 스타일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면, 아마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격투기에서도 기본자세를 오소독스(오른손잡이 자세)로 하는 사람이 사우스포(왼손잡이 자세)로 바꾸러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성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해졌을 때에는 상대를 더 손쉽게 교란할 수 있고, 로우킥의 데미지를 다리를 바꾸게 되면서 분산시킬 수도 있고, 거리상 큰 이점을 갖게 된다.
마재윤이 2008년의 최고의 플레이어들 이재동, 이영호, 박성준, 송병구 등의 선수들의 플레이를 접목하고, 감안하고, 대응해서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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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홍만의 입식타격
최홍만이 벤너와의 매치 이전에 게리 굿리지와의 경기에서 사우스포(왼손잡이 자세)로 스탠스를 변화시킨 것은 대성공이었다. 최홍만은 왼손잡이이고, 힘도 왼손이 더 세서 복싱기술이 어느정도 완성되었다고 싶을 무렵 김태형 사범의 지도로 스탠스를 변화하여 연습했다고한다.
그때 최홍만이 굿리지를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굿리지가 최홍만의 스탠스 변화에 당황한 것이 가장 크기도 하고, 왼발 로 킥과 왼발 니킥과 왼손 펀치의 콤비네이션에 너무 쉽게 당해버렸기 때문이다. 굿리지는 하드펀쳐다. 솔직히 굿리지가 레미 본야스키나, 제롬 르 벤너 처럼 테크니션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최홍만, 굿리지 모두 인파이터 인 상황에서 누가 먼저 공격을 할 수 있는가의 문제였다. 게리 굿리지에게는 로 킥이 없었고, 최홍만은 로 킥이 있었다. 게리 굿리지가 최홍만의 거리를 뚫고 들어가서, 마이크 모 처럼 훅을 넣을 수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들어가려는 족족 최홍만에게 막혀서 결국 뚫지 못했다. 게리 굿리지는 다리도 그리 빠른편이 아니라 최홍만의 거리에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최홍만과 벤너의 파이널 경기에서 최홍만이 무력한 경기를 했다고, 야유하고 또 많은 악플들이 올라왔었다. 너무나도 무력하게 당하기만 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최홍만에게 두가지 문제가 존재했었다. 하나는 최홍만의 전략이 너무도 노출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의 노출은 레미 본야스키와의 경기 때에도 있었다.
과도하게 언론에서 떠드는 바람에 최홍만이 훈련기간 도중에 오버 페이스 하다가 부상을 입었다. 이번에도 언론의 인터뷰에서 최홍만이 벤너와 후회없는 인파이팅을 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물론 그 외에는 없겠지만, 전략이 없다는 사실이 노출되었다. 최홍만이 마이티 모를 이긴것은 철저하게 전략으로 이긴 것이다. 인파이팅을 포기하고, 도망치면서 마이티 모의 타점을 무색하게 만들었었다. 벤너와의 일전은 그 반대의 상황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당연히 벤너는 인파이팅을 할 것이라는 착각과 작전 미스였다.
두번째 문제는 최홍만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 였다. 최홍만이 쉽게 이기는 경기는 로 킥을 잘 활용할 때 였다. 마이티 모 와도 그랬고, 게리 굿리지 와도 그랬었다. 그런데 문제는 벤너는 테크니션이었다는 것이다. 더 빠르고 기민하게 움직이고, 훼이크과 위빙이 좋기 때문에, 좀처럼 쉽게 공격하기가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굿리지와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사우스포(왼손잡이) 자세로 바꾸어서 큰 성공을 했지만, 최홍만이 자세를 바꾼 것은 왼손 펀치와 왼쪽 안면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었지, 왼발 로 킥을 차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굿리지와의 경기에서 왼발 로 킥으로 공격을 시작했지만, 굿리지는 인파이팅을 하였기 때문에 더 손쉬웠다.
보통 오른발 로 킥을 차는 사람이 왼발 로 킥을 차기가 쉽지가 않다. 펀치는 반대로 바꾸기가 쉽지만, 킥은 축이되는 발이 바뀌기 때문에 왼발 로 킥이 엉성해진다. 왼발 로 킥이 익숙해지려면 굉장히 많은 시간과 연습이 필요했을 것이다. 축수선수 박지성이 인정받는 부분중에 하나가 바로 공을 찰때, 왼발, 오른발을 자유자제로 찰 수 있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볼 처리가 매끄럽다.
최홍만이 벤너와의 경기 도중 자주 스탠스를 바꾼 것은 바로 로 킥으로 경기를 시작하려는데, 벤너의 기민한 아웃복싱에 왼발 로 킥이 들어갈만한 빈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색한 왼발로 괜스레 타격하다가 반격 당하는 것보다, 익숙한 오른발로 시작해야겠다 싶어서 스탠스를 다시 바꾸고, 또 바꾸고 하다보니, 경기를 풀어가질 못했다.
이 두가지 문제는 링 위에 오른 최홍만으로서는 당장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 최홍만이 할 수 있는데, 하지 못한 것은 벤너와의 거리에 있다. 최홍만이 타격하고, 벤너는 타격할 수 없을 정도의 거리가 최홍만으로서는 최선이다. 그보다 더 가까우면, 벤너에게도 기회가 온다.
벤너로부터 유효타가 많이 나온것은 최홍만이 너무 쉽게 들어간 나머지 벤너가 훅을 날릴 수 있는 거리에 까지 들어갔기 때문이다. 꽤 정타가 많았다. 벤너가 아무리 올려치는 연습을 했어도, 거리가 나오지 않으면 절대로 할 수 없다. 물론 전체적으로 보면, 아웃파이팅을 하면서 최홍만이 쫓아오게끔 만든 벤너의 심리전이 통했기 때문이었다.
이날 최홍만과 벤너의 경기는 K-1 다이너마이트에서의 김영현과 니콜라스 페타스 와의 경기와 비슷한 양상이다. 김영현도 아웃 복싱이 질질 끌려다니다가 로 킥을 많이 맞고 다운 당했다. 로 킥을 많이 맞으니, 펀치를 뻗어도 주축발이 지탱을 못해서 파워가 떨어지고, 이동시에도 스피드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것으로 거인 파이터를 잡는 공식이 완성된 셈이다. 아웃복싱과 로 킥으로 요리하면 거인도 쓰러진다. 하지만 이것도 노련한 테크니션 정도 되어야 가능한 얘기다. 하지만 최홍만에게도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설픈 이동은 자제하고, 어느 순가 거리를 뚫을 수 있는 스피드를 완성할 수 있다면, 가능한 얘기다. 순간 엄청난 스피드로 거리를 뚫고 들어가는 무기를 싣은 한방이 절실하다. 마이티 모 나 밥 샙 처럼 어느 한 순간에 뚫고들어가 난전으로 만들어버리면 승산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 안된다면, 경기를 로 킥으로 풀어가는 길 밖에 없다. 찰 수 없는 거리로 도망가면 궂이 따라가지 않고, 찰 수 있는 거리에서만 가볍게 툭툭 로 킥을 찰 수 있으면 된다. 로 킥이 통하면 상대로 더이상 아웃파이팅 만을 할 수는 없게 된다. 로 킥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데, 아직 최홍만은 왼발 로 킥이 불안하다.
최홍만이 킥 기술을 익혀서, 활용도가 높아지면, 입식타격에서의 경기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세미 쉴트는 하는데, 최홍만은 할 수 없는 것 그것이 최홍만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다.
2. 최홍만의 종합 격투기
지난 K-1 파이널에서의 제롬 르 벤너와의 경기에 실망한 많은 사람들이 최홍만의 무기력한 패배라고 보고, 효도르와의 경기도 아무것도 못해보고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먼저 효도르의 테클에 초반부터 넘어지고, 불리한 포지션에서 누워서 실컷 맞다가 암바로 끝날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 했다. 언론에서는 최홍만이 이기는 길은 스탠딩 상태에서 펀치로 다운 시키는 방법이 유리하다고 하였고, 최홍만도 그럴 것이라고 했고, 효도르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들의 예측대로 예측대로 타격전이나 지리하게 끌고가다가 체력이 떨어져서, 죽도록 맞고 KO패 하는 시나리오는 나오지 않았다. 그라운드에서 결판이 났고, 결과적으로는 효도르가 이기긴 했지만, 효도르도 이렇다 하게 최홍만을 테이크 다운 시키지도 못했다.
최홍만이 입시타격 선수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히 선전한 셈이다. 단지 최홍만이 종합격투기에 익숙치 않은 부분도 있고, 현재로서는 그라운드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이렇다하게 질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 그라운드 기술이라는 것이 종합격투기에서는 필수이지만...) 그라운드 기술을 단순한 연습이 아닌 완전하게 체화 시킬 수 있는가가 최홍만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다.
최홍만이 암바에 걸린 것은 최초 효도르가 테이크 다운 당할때, 수비를 잘 했기 때문이다. 당하면서도 양 발로 최군의 왼 다리를 감았다. 그것을 못했다면, 되려 효도르가 말릴뻔 했다. 그 상황에서 효도르가 노릴 수 있는 것은 암바 하나 밖에 없었다.
암바가 가능 했던 것은, 효도르의 팔 힘이 아니라, 허리를 감았던 다리를 축으로 허리 근육으로 발을 일으켜 최홍만의 팔을 감아올렸다. 암바 기술은 지렛대 원리다. 일종의 장도리와 같은 것이다. 첫번째 암바때 최홍만이 팔과 허리 힘으로 암바를 빠져나온 것은 그의 괴력이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효도르의 다리가 최홍만의 가슴쪽을 향했던 첫번째 암바에서는 최홍만의 괴력의 팔 힘으로 효도르의 허리 힘에 맞설 수 있었다.
두번째 암바가 들어갈때에는 효도르의 다리가 최홍만의 등쪽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빠져오기 힘들었다. 이때는 최홍만이 팔 힘 만으로 효도르의 허리를 꺽지 않는 한 최홍만의 팔의 방향이 효도르의 가슴과 허리로 막혀있어서, 힘 자체를 쓸 수가 없었다.
물론 그에 앞서서 최홍만이 타격을 하기 위해서, 너무 쉽게 자세를 자세를 일어선 것이 최초의 화근이었다. 바비 올로건 과의 경기를 생각한 것인지, 안면 타격으로 경기를 쉽게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을 했던 것이다. 자세를 일어서는 것은 효도르에게도 역습할 공간(거리)가 생기기 때문에 최홍만이 좀 더 노련했더라면, 오른팔로 효도르의 목을 누르거나, 고개는 숙인상태에서 오른 주먹으로 효도르 얼굴에 해머링을 했어도, 안면이 약한 효도르에게 타격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으로 경기를 끝낼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유리한 상황으로 끌고 갈 수는 있다.)
많은 사람들이 최홍만은 하체가 약하기 때문에 효도르의 낮은 테클에 테이크 다운 당할 것이라고 예상하였지만, 씨름으로 단련된 최홍만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기는 커녕 되려 당해버렸다. 이정도라면 지긴 했어도, 욕먹을 정도는 아니라, 망신당하지 않는 전략적 패배 였다.
만약에 그라운드 기술을 보완해서, 효도르와 다시 맞붙게 된다면 기대해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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